국제유가에 ‘흔들’ 정유·화학주 ‘희비 엇갈려’


[김경훈 기자]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상승세를 유지했던 국제유가로 인해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유업계의 경우 단 기간 동안 국제 유가가 오를 경우 재고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가 상승이 반갑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는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하는데 원유를 구입한 시점보다 판매하는 시점에 국제 유가가 올랐을 경우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석유화학업계의 2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제품에 대한 수요는 견조하지만 원화 강세와 원재료로 사용되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여파로 인해 지난해와 같은 훈풍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8월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0.07% 감소한 70.3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분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4% 오른 74.45 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2분기 기간동안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혼조세를 보이며 가격 변동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유업계에서는 자동차용 석유제품 시장이 성수기에 진입하는 상황에 미국, 유럽 등 주요시장에서의 등유·경유 재고가 하락하면서 석유제품에 대한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22% 증가한 12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121% 상승한 9300억원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GS칼텍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한 8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40 늘어난 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S-Oil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15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88% 늘어난 매출 4조9500억원, 영업이익은 4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석유화학업계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세와 환율 변수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LG화학은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2% 상승한 7조200억원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5~6% 감소한 7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매출액도 4조600억원, 영업이익은 69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소폭 하락이 예상되며, 한화케미칼은 매출 2조2000억원, 영업이익 162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페놀, 아세톤, BPA 등 가전제품 외장재 등 페놀유도체 업황 강세에 힘입어 2분기에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매출액은 13.8% 증가한 1조4097억 원, 영업이익은 239.8% 상승한 1502억원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값이 올라간 부분을 제품에 전가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에탄과 석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 대비 경쟁력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화학 설비 공급은 증가하고 있으며 제품 수요는 불확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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