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M&A 리뷰
전쟁터가 된 일반공모 유증
④ ‘STS개발-우진’ vs. ‘노조-디신퉁’

[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우진이 지분을 확보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자 삼부토건 현 경영진과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이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을 모색했다. 같은 시점에 삼부토건 경영진은 사업 자금을 마련을 위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노조는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일반공모에 직접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편집자주] 70년 전통의 국내 1호 토목 건축회사 삼부토건이 위태롭다. 국내 주택시장 침체로 법정관리에 돌입한 지 3년만에 가까스로 새 주인을 찾아 나섰지만 다시 경영권 분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법원의 인가후 인수합병(M&A)에 낙점된 인수자 측은 하루빨리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반면 노동조합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수자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그 동안 진행된 삼부토건 M&A 진행경과를 되짚어 봤다.



◆ 경영권 분쟁의 장, 일반공모 유상증자


우진은 지난 5월25일 DST로봇과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삼부토건 경영진은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이사회를 열어 신주 563만주를 발행하는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관한 안건을 결의했다. 563만주는 증자 전 발행주식 총 수 대비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우리사주에 20%, 일반공모에 80%를 배정했으며, 신주 발행 가액은 기준주가에 30% 할인율을 적용한 5000원이었다. 모집 총액은 281억5000만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일반공모 유증은 우진을 위협하는 결정이었다. 노조가 우리사주이나 다른 우호세력을 통해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지분 경쟁에서 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삼부토건은 지난 9월 청약에 나선 결과 총 563만주 모집에 1644만3000주가 모였다고 밝혔다. 청약 증거금으로만 총 822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일반공모 경쟁률은 3.4대 1를 기록했다.


치열하게 경쟁한 세력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다. ‘우진-STS개발’과 ‘노조-디신퉁테크놀로지그룹(이하 디신퉁)’이다.


우진과 백기사 ‘STS개발’


우진은 STS개발이라는 백기사를 등에 업고 우호지분을 늘렸다. 이들은 510억원을 마련해 청약에 참여하면서 일반공모 대상 주식의 절반 이상을 배정 받았다.


STS개발은 국내 삼성 홈플러스 매장 사업을 시행했던 시행사다. 우진과 STS개발은 DST로봇이 삼부토건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경쟁상대로 만났다. 우진은 돈이 있었지만 사업 시너지가 부족했고, STS개발은 사업 시너지는 충분했지만 자금이 풍부하지 않았다. 두 회사는 공동 인수를 논의했으나 돌연 우진이 단독 인수를 최종결정해 우진만이 DST로봇과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일반공모 유상증자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우진은 STS개발에 다시 도움을 요청했다.


STS개발은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우진과 함께 유증에 참여했다. 시행사인 STS개발은 시공사인 삼부토건과 협력할 방법이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했다. 우진 역시 삼부토건의 수주 잔고가 점차 줄고 있고 올해 반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STS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향후 STS개발이 갖고 있는 시공 물량이나 개발 사업을 삼부토건에 맡겨 하루 빨리 기업 정상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었다.


STS개발과 우진은 이번 유증에서 우진인베스트제일호 유한회사, 이앤씨그로쓰사모투자합자회사, 이앤씨그로쓰제일호 유한회사, 이앤씨그로쓰제이호 유한회사로 지분 10.61%를 확보했다. 우진은 우진인베스트사모투자합자회사(지분 99.7%)로 우진인베스트제일호 유한회사에 70억원을 출자했으며, STS개발은 나머지 세 펀드에 440억원을 나눠 출자해 청약에 참여했다. 이 세 펀드는 STS개발이 10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노조와 중국 자본 ‘디신퉁’


노조 역시 청약 참여를 위해 자금을 마련했다. 노조는 우리사주에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 총 112만6000주를 배정받아 지분 4.5%를 확보했다.


우호지분도 일부 확보했다. 여기서 디신퉁이라는 새로운 주체가 등장한다. 일반공모 청약 과정에서 노조는 디신퉁과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신퉁은 노조가 내몰았던 DST로봇의 최대주주다. 경영을 맡았던 K씨와는 초기에 협력했으나 이 당시에는 다소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와 디신퉁의 협력을 도운 것은 이에스브이 측이었다. DST로봇에서 우진으로 인수주체의 이름만 달라졌을 뿐 실체는 동일하다고 보고 삼부토건 경영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의기투합했다.


하지만 일반공모에 우진이 과감하게 자금을 투입하면서 지분경쟁은 결국 우진의 승리로 돌아갔다. 우진은 우호세력 지분까지 포함해 삼부토건 지분을 29%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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