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IPO 흥행? 구주매출 최소화 '관건'
공모액 3~4조, 역대 두번째 빅딜…FI 보호예수로 공모주 투심 고조 '필요'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16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에서 흥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자발적 보호예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모주 청약 규모만 3조~4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IPO를 예측하는 가운데 구주매출(보유 지분 매각) 규모가 클 경우 자칫 IPO 청약 열기가 저조할 수 있는 탓이다. FI들 입장에서도 IPO를 투자금 회수(엑시트) 통로로 활용하기 보다는 상장 이후 차익 실현을 모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상반기 IPO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동반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거 지분 투자를 단행한 FI들 일부가 IPO 과정에서 투자금 회수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크래프톤 주주 구성을 보면 현재 FI 지분 규모는 최소 20% 이상으로 추산된다. 우선 2대 주주로서 텐센트의 투자 자회사 이미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IMAGE FRAME INVESTMENT(HK) LIMITED)이 있다. 이미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주식 수는 132만8328주(지분율 15.52%)다.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이하 케이넷)도 주요 FI 중 하나다. 케이넷의 경우 주식 46만주(지분율 5.38%)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성창업투자, 아주IB투자 등이 크래프톤 지분을 보유한 대표적인 FI들이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의 IPO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FI들이 자발적인 주식의무보유 확약(보호예수)에 대거 동참해 구주매출 규모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래프톤의 경우 현재 상장 시가총액 뿐 아니라 공모주 청약 규모 역시 '조' 단위로 거론하고 있는 탓에 투자자들의 청약 열기가 높지 않으면 공모가 안정적으로 성사되기 어려운 탓이다. 통상 IPO 때 구주 매출 물량이 많을 경우 공모주 투자자들의 청약 열기는 낮은 편이다. IPO 공모 자금이 회사 발전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주의 투자금 회수용도로 쓰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재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30조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IPO 때 목표로 하는 시가총액은 지난핸 순이익(5563억원)에 동종업계 PER(주가수익비율) 35배를 적용해 20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공모주 청약 규모는 최소 3~4조원(상장예정주식의 20%)이 될 전망이다. 공모규모만 놓고 보면 크래프톤의 IPO는 2010년 삼성생명(공모 규모 4조8881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딜이 될 가능성이 높다.


IB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PO인 만큼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심이 충분치 않으면 흥행은 물론 공모 성사에 대해서도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구주매출 최소화는 IPO 흥행을 위한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FI들 입장에서도 구주매출을 최소화해 IPO 흥행에 힘을 실어주는 편이 더 이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하반기 신작 게임 출시라는 호재를 앞두고 있어서 크래프톤의 상장 후 주가에 대해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IPO 자체를 투자금 회수 통로로만 보기 보다는 상장 후 지분 매각을 통해 더 큰 차익을 노릴 수 있는 셈이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SK의 경우 작년 SK바이오팜 IPO 때 구주매출을 최소화하고 상장 이후 보유 지분을 매각해 1조원이 넘는 사업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며 "IPO 흥행시 증시 상황에 따라 주가가 공모가의 2배 이상 오르는 일도 빈번하기 때문에 FI들 입장에서도 '선(先) 공모 흥행, 후(後) 투자금 회수' 전략을 취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설립한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사다. 2015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펍지(옛 지노게임즈)'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2017년 3월 출시한 배틀그라운드(매출 비중 약 80%)는 전세계에서 흥행한 온라인 슈팅 게임이다. 2020년 연결기준 매출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9억원, 순이익 5563억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장병규 의장(지분율 16.43%)이다.


크래프톤은 연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를 진행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은 공동 주관사로 IPO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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