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희 서영우 대표 “영업 확대로 재무구조 개선…사업 다각화 추진”

[김진욱 기자] 지난 8월 경세호 회장이 보유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가희의 경영권을 넘겼을 때, 업계에서는 일대 파란이 일었다. 경 회장은 가희의 창업자이자 60여년간 섬유업에 종사한 한국 섬유업계의 ‘산 증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희를 인수한 투자회사 제이알파트너스에 대한 정보가 전혀 알려지지 않아 시장의 궁금증은 더욱 컸다. 베일에 가려진 새 경영진을 향한 기대감에 1월 500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지난달 12일 3980원까지 올랐다.


가희를 맡은 새 대표는 과연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까. 이야기를 듣기 위해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가희 서울사무소에서 서영우 신임 대표를 만났다.



서 대표에게 ‘본인을 한 마디로 소개해달라’고 요청하자 “나는 영업통”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대구 섬유업체인 동국무역(현 TK케미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약 24년간 섬유산업에 종사했다. 서 대표는 자신의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가희의 영업력을 키우겠다고 말한다.



가희가 직면한 최대 문제점 중 하나인 악화된 재무구조를 영업 확대를 통해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해당 지역에는 해외 업체와 안정적으로 거래하는 직물업체가 많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가희는 현재 미국 유명 신발 브랜드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에 직물을 공급하는 경북 지역 업체와 공급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가희는 원면(목화) 가격의 불안정과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중국의 경기 둔화로 최근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약 1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3분기까지의 실적은 매출액 367억원, 영업적자 71억원.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다.


적자폭 확대에 대해 서 대표는 “대규모 설비 투자로 인해 감가상각비 등 현금 유출 없는 비용이 연 40억원가량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어와 슬러브, 특수혼방사 등 수익성이 높은 제품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매출액을 늘리고, 선물 기법을 활용한 적극적인 원면 구매로 원가 절감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면은 제조원가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항목이라 비용 감소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 대표는 또 선물환거래와 환변동보험 등을 통해 외환거래 손실 대비책도 마련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신니공장은 합리적인 인력 재배치 등 생산성을 높여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가희는 본업 안정화에 이어 섬유업 전반에 걸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물 없는 염색’이라고 불리는 DTP(Digital Textile Printing) 도입이 그중 하나다. DTP는 기존 방식 대비 비용과 시간이 덜 들고 품질이 뛰어나 고부가가치 염색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월 가희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패션과 화장품, 유통업 등을 사업목적에 새로 추가했다. 사업 다각화의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실제로 일신방직과 경방(경성방직) 등 유수의 방적업체들은 화장품과 유통업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다. 가희는 방적업이 안정 궤도에 오르면 본업 확장과 사업 다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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