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 톺아보기
늘려도 시원찮을 R&D 투자…후퇴 왜
⑤1Q 기준 9.9% 감소, 美 신공장 증설에 개발비 위축될수도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넥센타이어는 오히려 해당 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이 회사가 미국 공장 신설 등 생산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터라 R&D 투자 여력이 마땅찮기 때문으로 관측 중이다.


넥센타이어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집행한 R&D 비용은 195억2700만원으로 전년 동기(216억6300만원) 대비 9.9% 줄었다. 이는 경쟁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R&D 비용을 매년 늘리고 있는 것과 다른 행보다. 실제 같은 기간 한국타이어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472억7900만원을 지출했으며, 금호타이어도 10.5%가 확대된 253억400만원을 투입했다.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는데, 특히 넥센타이어가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넥센타이어의 R&D 비중은 작년 1분기 4.1%에서 올 1분기 3.1%로 1%포인트 하락한 반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각각 0.2%포인트(2.5→2.3%), 0.6%포인트(3.1→ 2.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넥센타이어가 지속적으로 R&D를 줄일 경우 글로벌 완성차 업계 주류로 부상 중인 전동화 시대에서 뒤쳐질 것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데, R&D 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은 미래 투자가 축소되고 있단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문제는 넥센타이어가 R&D에 활용할 실탄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단 점이다.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예정된 만큼 가용 현금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연간 1100만본을 생산할 수 있는 미국 신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해당 공장을 짓는데 2028년까지 총 13억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 계산으로 향후 6년 간 2834억원을 매년 투입해야 하는 셈이다.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넥센타이어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2726억원으로 여유로운 수준은 아니다. 완성차 판매 호조에 따라 타이어 업체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단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체코 공장과 마곡 R&D센터 등 기 투자된 비용이 대부분 차입인 만큼 R&D 역량 확대에 대한 부담이 적잖을 것이라고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올해 1분기 R&D 비용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비용을 집행하는 시점이 언제였는지의 문제"라며 "경쟁사와 비교할 때 R&D 비용이 적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넥센타이어가 미국에 현지 공장을 세우기로 한 주된 요인으로는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 확보와 비용 절감이 꼽히고 있다. 경쟁사 대비 현지 대응력이 다소 떨어진단 이유에서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양대산맥인 미국과 중국에서 생산 공장을 각각 돌리고 있는 반면 넥센타이어는 중국과 체코 단 2곳에만 해외 공장을 운영 중이다.


내수에서 팔 수 있는 물량이 한정적인 탓에 최대한 많은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판단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공장 인근에서 제품을 곧바로 공급 받는 것을 선호하는 데다 업체 입장에서도 물류비를 줄일 수 있어서다. 나아가 타이어 산업이 자본집약적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R&D보단 설비 확보가 우선시된단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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