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400만원으로 창업해 100억 투자받은 아임웹
이수모 대표 "알토스 투자로 인재채용 큰 도움···올 연간 거래액 1조 돌파"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4일 15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햇수로 11년. 강산이 한 번 바뀌고서야 첫 기관 투자를 받은 기업이 있다. 20대 후반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단돈 400만원으로 차린 '아임웹'이 그 주인공이다. 외부 투자금 한 푼 없이 둘이 합쳐 400만원,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한 웹사이트 구축 서비스(이하 웹빌더)는 이제 60만이 가입한 솔루션 서비스로 성장했다.


아임웹은 지난해 10월 알토스벤처스로부터 1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제조기로 불리는 알토스벤처스가 창업한지 10년이 넘은 기업에 뭉칫돈을 풀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일각에선 '제2의 야놀자'라는 비유도 나왔다. 2005년 문을 연 야놀자는 설립 후 10년 뒤인 2015년에 처음으로 100억원의 외부 투자금을 조달했다. 현재는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하며 성공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야놀자와 닮은꼴 행보를 걷는 아임웹의 성장세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팍스넷뉴스는 지난 3일 서울 연희동 아임웸 본사에서 이수모 대표(사진)와 만났다. 시간이 흘러 20대 후반의 젊은 창업자는 불혹을 갓 넘긴 나이가 됐지만, 포부는 여전히 당찼다. 올해는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기겠단 굵직한 목표까지 내걸었다.



◆ '고객은 바보'···쉽게, 더 쉽게 만들며 입소문


아임웹은 개발이나 포토샵, 코딩 같은 전문지식이 없어도 쉽게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간단한 마우스 조작만으로 쇼핑몰이나 브랜드 소개 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 개발자 인건비나 값비싼 외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상공인과 1인 판매자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 사이에선 '웹사이트는 아임웹'이라는 공식이 생겼을 정도다.


현재 아임웹 가입자수는 60만을 넘었다. 이들 가운데 4만곳 정도가 유료 서비스를 꾸준히 이용하는 고객이다. 제주맥주, 닥터피엘(샤워기 필터), 그랑핸드(향수), 빅토리아막례(유튜버) 등과 같은 브랜드가 아임웹 솔루션을 선택했다.


아임웹은 유료 정액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1년 후 고객 유지율(리텐션)이 94%에 육박할 정도로 높다. 다른 웹빌더보다 압도적인 편의성을 자랑하는 까닭이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웹페이지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고객사 수요를 자극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하반기 PG(Payment Gateway·전자지급결제대행) 가입자수 기준 2위 자리를 꿰찼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1위 웹빌더인 카페24의 뒤를 빠르게 쫓고 있다. 흑자기조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2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250억원대 매출액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이수모 대표는 "올 들어 매달 1만2000곳이 넘는 고객사가 아임웹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고, 유료 전환 고객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지난해 6000억원 규모였던 연간 거래액은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고객은 바보다'라는 제품 개발 철학이 지금의 아임웹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무조건 쉽고 편한 것에 끌린다'는 단순한 개념을 서비스에 접목한 것이 주효했단다. 여기에 10년 넘게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 디자이너로 일했던 이 대표의 경험이 곁들여지며 직관적이고 편리한 아임웹 솔루션이 탄생하게 됐다.


◆ PC·모바일·태블릿 아우르는 승부수로 데스밸리 극복


몇 년 새 눈부시게 성장한 아임웹에도 어려움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창업 후 5년이 지난 2015년엔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를 겪으며 존폐 기로에 서기도 했다. 공동창업자이자 CTO(최고기술경영자)가 이탈했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단독 주택 형태인 연희동 본사로 둥지를 옮긴 것도 이때였다.


이 대표는 모바일 웹빌더에만 몰두했던 것을 패착으로 꼽았다. 모바일 페이지뿐만 아니라 PC 페이지까지 필요로 하는 고객이 많았던 까닭이다. 처음부터 둘을 연동할 수 있게 만들어놓지 않았다 보니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이 컸단다.


반전 물꼬를 튼 건 과감한 결단을 내린 이후다. 웹페이지를 하나만 만들어도 PC, 모바일, 태블릿 등 어떤 기기에서도 화면이 자동 조절되는 '반응형 웹빌더 솔루션'을 구축하기로 했다. 모바일 웹빌더로 쌓아온 기반을 허물고,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는 큰 변화였다.


절치부심하는 각오로 사명도 바꿨다. 지금의 '아임웹'이 탄생한 건 이때(2016년)부터다. 이 대표는 "기존 서비스명은 '더즈넛'이었는데, 웹사이트와 관련한 직관적인 느낌을 주고 싶어 서비스명을 아임웹으로 바꿔 달았다"며 "브랜딩을 새로 한 이후 포털사이트 검색량이 점점 늘더니 매년 3배 정도씩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반응형 웹빌더로의 피보팅(pivoting)과 직관적인 서비스 명칭을 붙인 전략이 통한 셈이다.


◆ 알토스 투자 받고 고속성장 날개 달다


최근에는 유니콘으로 클 수 있는 고속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쿠팡, 크래프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유니콘을 숱하게 배출한 알토스벤처스를 투자사로 맞으면서다.


이 대표는 알토스벤처스와 손잡은 것이 기업가치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알토스에서 투자를 받은 회사'라는 타이틀만으로도 고객들의 신뢰도가 높아졌고, 네임밸류 또한 강화된 게 피부로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사실 알토스 투자를 받기 전에도 다른 벤처캐피탈들이 러브콜을 보내왔다"며 "그렇지만 흑자를 꾸준히 내고 있는 만큼 자금이 급하지 않았고, 당장 투자금을 수혈하는 것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키워주고 파트너로서 동행할 수 있는 곳과 함께 하고 싶어 알토스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임웹이 알토스 투자를 받고난 이후 가장 큰 도움을 받았던 부분은 '인재 채용'이다. 지난달 아임웹에 합류한 이동휘 CTO 영입전에도 알토스의 역할이 컸다. 이동휘 CTO는 구글코리아 제1호 개발자로 알려진 인재다. 구글과 포티투닷에서 몸담은 웹서비스 전문가로 통한다.


이 대표는 "알토스의 도움으로 구글 엔지니어링 출신 CTO와 골드만삭스 IB 출신 전략 담당자 등 유능한 인재를 단기간 내 모실 수 있었다"며 "알토스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입사를 희망하기도 해 조직 구성에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알토스라는 날개를 단 아임웹은 올 한해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알토스에서 조달한 성장자금을 우수 인재 채용에 쏟아 붓는다. 현재 70여명인 인력 규모를 200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작업공간도 넓힌다. 올 하반기 강남 사옥으로 거점을 확대하고, 연희동 본사도 증축한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앞서 진출한 대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단 청사진을 그렸다. 최근 대만 법인장을 채용하고, 현지에서 마케팅을 담당할 인력을 구성하고 있다. 내년에는 북미 시장에 진출하겠단 계획도 세웠다.


이 대표는 "올 한해는 인력 충원과 기존에 출시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작업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특히 지난해 출시한 자동화 마케팅 서비스인 '아임웹 애드'가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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