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재무분석] ‘돈맥경화’ 크루셜텍, 실적은 참 좋은데…매출채권이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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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민 기자] 크루셜텍의 실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역주행(마이너스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누적됐던 적자와 턴어라운드 이전에 남아 있던 재고 자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회사 내부에선 하반기 이후로 영업 현금흐름 개선을 전망하는 만큼 3분기보고서 발표 내용에 시장의 관심이 높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루셜텍의 올해 상반기 현금창출력을 의미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42억원이며, 영업이익은 97억원이다. 물건을 팔아서 돈이 유입되는 게 아니라 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4년여 만에 영업이익 흑자(143억원)로 돌아선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 288억원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3년간 적자가 지속됐다가 지난해 흑자전환이 됐기 때문에 아직 영업현금흐름이 좋지 않다”며 “이제 흑자가 계속 쌓이면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플러스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 구매발주서(P/O)를 받아 납기가 4주에서 4개월(신규수주) 가량 걸린다”며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한 달 정도지만 상황에 따라 좀 다르다”고 설명했다.

설명의 핵심은 영업이익 흑자 기조를 이어가면 앞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호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까지 현금흐름 악화 요인 중 하나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크루셜텍의 2014년 매출액은 733억원이며 지난해는 2625억원, 올해 상반기는 1678억원(2015년 상반기 597억원)이다.

반면 2014년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은 각각 387억원, 688억원, 지난해는 470억원, 978억원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는 각각 446억원, 1080억원을 기록했다. 외형 성장과 실적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재고소진이 이뤄져야 현금 흐름이 개선되지만 오히려 재고자산은 늘어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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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크루셜텍이 올해 상반기 100% 자회사인 크루셜텍 베트남(Crucialtec Vina)을 대상으로 736억원 규모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게 된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해까지도 크루셜텍 베트남향 매출채권이 없었지만 올해 들어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화웨이, 오포, 지오니(Gionee), 비비케이(BBK) 등 중국 업체로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중국향 주요 납품 법인인 크로셜텍 베트남이 매출채권과 재고 증가는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제품이 팔려나가고 나서 현금이 회수되는 속도가 더디다. 이에 지속된 영업활동 현금흐름 부진은 보수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합하면 매출은 늘었지만 거래처로부터 받지 못한 외상매출금과 재고부담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운전자본 소요자금이 늘게 되며 현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작년에 이은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회사 측은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들의 스마트폰 내 지문인식 모듈 적용 대상 확대로 크루셜텍의 실적 및 현금흐름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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