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해외 진출기]
LG엔솔, 북미 진출 막힌 중국과 유럽서 진검승부
②유럽 성적표, 북미 선점의 바로미터…한중 점유율 격차 줄어
유럽 최대 생산기지 '폴란드 브로츠와프'…매출 1위 일등공신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09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IRA 백서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을 해외우려기업(FEOC)으로 지정했다. FEOC로 지정된 국가의 핵심 광물이나 배터리 부품을 사용한 경우 오는 2025년부터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럽연합(EU)은 이 기회를 틈타 적극적으로 해외 배터리 기업 유치에 나섰다. 독일, 헝가리, 폴란드 등 주요 EU 회원국들은 배터리 기업 유치를 위해 대규모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우호적인 투자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딜사이트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일어나는 현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한 해외 주요 국가들의 배터리 생산 및 공급 현황을 분석해보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살펴봐야 할 것들을 조명해봤다.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를 중심으로 유럽사업 확장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북미 진출이 막힌 중국이 유럽 공략으로 선회하면서 유럽의 역할과 의미는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다. 유럽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향후 북미 추격 여지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최대 규모인 폴란드 생산기지를 앞세워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장기적으로 북미시장에서 입지를 더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유럽지역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벌어들였다. 유럽의 매출(9조6544억원) 비중은 38%로 북미(27.6%)와 중국(23.7%)을 제치고 가장 컸다. 회사는 최근 북미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으나 사실 최근 호실적의 일등공신은 유럽 전기차 시장이었다. 


이러한 영향력의 중심에는 유럽의 전초기지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이 있다. 2017년 준공한 이 공장은 지난해 말 기준 7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유럽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회사의 전체 배터리 생산능력 200GWh 중 35%를 담당한다. 이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는 아우디, 볼보, BMW 등 유럽 지역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다. 


유럽시장 수요에 맞춰 증설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생산능력은 올해 말 90GWh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다만 유럽 외에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서 증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유럽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회사의 '2022 ESG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생산능력은 오는 2025년 말 490~510GWh(전기차 610만~640만대)이며, 이중 유럽 비중은 10% 후반대다. 아시아는 30% 중반대, 북미는 40% 후반대로 예상된다. 유럽내 배터리 생산능력 비중이 줄어들면서 매출 비중 역시 자연스레 감소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유럽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유럽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생산 및 판매 거점 측면에서 높은 전략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중국을 배터리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가운데 중국과 북미를 제외하면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지역이 유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을 비롯 고션 하이테크, 에스볼트 등 여러 중국 업체들은 유럽내 공장을 가동하거나 건설 중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0년 17%였던 중국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4%로 두배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은 68%에서 64%로 4%p 하락했다. 


유럽에서 중국의 추격을 확실히 따돌리지 못하면 향후 북미에서도 이 같은 경쟁이 또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중국은 미국의 견제에도 북미시장 우회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북미에서 중국의 공세를 막으려면 우선 유럽부터 방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사와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전기차 배터리 격전지로 그 지역이 가진 상징성이 상당하다"며 "중국이 유럽을 공략한 후 그 기세로 북미까지 진출할 수도 있기에 우리 기업들은 입지를 강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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