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날갯짓
귀한 몸 LNG선 덕분, 흑전 눈앞
③생존 '특명'…특수선까지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야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한화오션)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한화오션은 지난 4월 3000t급 잠수함인 안무함을 해군에 넘겼다.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설계·건조된 장보고 3의 두번째 함으로, 선도함 역시 한화오션이 건조했다. 


한화오션은 그동안 잠수함 분야에선 선도 회사라 자부하면서도 최근 몇년간 함정 수주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이 없었다. 함정은 수주부터 납기까지 일반 상선보다 훨씬 길어 주류로 삼기 어려운 선종이다. 


한화오션이 함정 사업을 다시 살펴보게 된 것은 한화그룹에 편입된 영향이 크다. 방산사업을 영위하는 한화그룹과 시너지를 내자면 함정 수주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존 LNG 운반선을 후순위로 둘 수도 없는 상황이다. LNG 운반선과 함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화오션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익성 개선 키 쥔 'LNG선'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한화오션의 예상 매출액은 7조8505억원이다. 연초 회사가 기대한 9조4217억원과 괴리가 있지만, 7조원대 매출도 굉장히 고무적인 수치다. 지난 2020년 이후 매출이 5조원을 넘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유럽과 미주, 아시아 지역 선주들에게 초대형 원유운반선 총 10척을 만들어 주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총 1조원 규모로, 하반기에 순차적으로 선주들에게 배를 넘길 예정이다. 계약금과 중도금을 제외한 잔금을 하반기 수익으로 인식한다. 이 외에도 매출로 인식한는 LNG 운반선 수주건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올해 5월 말 수주 잔고 기준으로 LNG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1%다. 작년 같은 기간 32%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LNG 운반선의 비중을 꽤 끌어올렸다.


수주 잔고에 LNG 운반선이 많을 수록 회사에게는 이득이다. LNG 운반선의 귀한 몸값 때문이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LNG운반선(174k) 1척당 가격은 2억5900만 달러다. 꺾일 것이란 관망에도 지난 2월 1척당 2억5000만 달러를 돌파한 뒤 선가는 계속 오르는 중이다.


선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오히려 수주를 서두를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지난 4월 한화오션이 수주한 LNG 운반선은 1척에 339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척당 2000억원대에 수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가격이다.


(제공=한화오션)

◆LNG선 수주 골든타임 놓칠라


조선사들의 매출 인식은 '헤비테일' 방식을 따르고 있다. 몇번에 나눠서 선주가 대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인도 시점에 가장 많은 돈을 조선사에 지급하는게 일반적이다. LNG 운반선 수요가 넘쳐나자 조선사들에 대한 대접도 이전과 달라졌다. 계약금을 받는 것도 수월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5번에 걸쳐 대금을 받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업황이 나아지면서 협상력이 이전과 달리 좋아졌다"라고 귀띔했다. 


한화오션의 경우도 이전 보다 많은 선수금을 받고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초과청구공사 규모는 4조5800억원으로, 지난 2021년 말 2조510억원 보다 두배 급증했다. 


에프앤가이드 전망치를 보면, 한화오션은 올해 흑자로 돌아선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309억원으로 미미하지만, 그동안 '빈 손'으로 회계연도를 마감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본격적인 수익이 나는 시점는 내년 이후로, 오는 2024년 3741억원, 2025년 59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일단 더 많은 LNG 운반선이 필요하다. 작년 5월까지 신규 수주 LNG 운반선이 12척이었다면, 올해는 4척에 그쳤다. 업계에선 한화오션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선가도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언제 내려갈 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몰아서 수주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특수선 사업에도 매달리고 있다. 이달 말에 진행하는 차세대 호위함 마지막 함정 수주전은 담당 임원이 '목숨을 걸었다'라고 할 만큼 각오가 상당하다. 울산급 호위함 3차 사업의 5, 6번함 입찰에 HD현대중공업도 참여할 예정이라 신경전이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지난 2018년 수상함 수주를 마지막으로 최근까지 수상함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 방위 산업에 네트워크가 풍부한 한화그룹에 편입된 만큼 한화오션이 수상함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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