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도전' 그리드위즈, 매출 편중 리스크 '부담'
DR사업 매출 비중 80~90%…전기차 기반 V2G 사업 제시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0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에너지 데이터 기술기업 '그리드위즈'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국내 전력수요관리(DR, Demand Response) 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은 공모 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그리드위즈의 매출처가 편중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칫 성장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안 사업으로 제시한 전기차 관련 사업이 충분한 성장성을 보여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6일 IB업계에 따르면 DR업계 최초로 IPO에 도전하는 그리즈위드는 이달 23~29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4000~4만원을 제시했다. 총공모주식수는 140만주다. 공모 희망금액은 476억~560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밴드 상단 기준 3178억원이다. 일반 공모청약은 내달 3~4일로 6월 중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그리드위즈의 매출은 대부분 DR 제도에 기반한 사업에 집중돼 있다. DR 제도란 전기사용자가 전력거래소(KPX)의 전력 감축 계획에 따라 전기를 절약하고, 감축한 전기에 따라 받은 보상을 받는 제도다. 전력거래소 측은 해당 제도를 통해 전력 수급의 변동이 급격한 여름·겨울의 전기 사용을 절감해 추가적인 발전 및 송전 설비의 설치를 억제하고, 전기사용자는 전기 절감을 통해 인센티브를 지급받는다. 


그리드위즈는 전력거래소에서 감축 지시가 내려지면 고객이 전력 자원감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감축에 따라 전력거래소 측으로부터 지급되는 정산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수요관리자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을 통해 매출을 시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406억원이던 그리드위즈의 매출은 국내 수요관리 서비스업체 1위인 '아이디알서비스'를 인수하며 2021년 1106억원을 기록해 172%가량 성장했다. 아이디알서비스 인수로 10% 내외였던 DR 시장점유율도 50~60% 이상 상승했다. 


그리드위즈는 전체 정산금 기준으로도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1321억원, 1318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영업실적 역시 개선됐다. 그리드위즈는 지난 2020년 1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2021년부터 32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흑자 전환했다. 이후 단 한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고 있다. 2022년에는 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IB업계에서는 그리드위즈의 DR사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가 성장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리드위즈의 매출 중 80~90%가 DR사업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전력거래소의 정산금 지원 규모가 늘지 않는 한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KPX에 따르면 최근 몇년 간 의무감축용량이 4.5기가와트(GW) 내외에서 크게 변하지 않고 있어서다. 감축량을 기반으로 차등 지급되는 거래정산금 역시 2021년 2310억원에서 2022년 2428억원, 2023년 2397억원으로 정체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그리드위즈의 매출은 2021년 1106억원에서 2022년 1321억원, 2023년 1318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다소 꺾였다.


KPX 측은 앞으로도 DR 제도의 규모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시장에서는 그리드위즈의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KPX 관계자는 "수요자원시장이 출범한 지 10년이 넘은 만큼, 참여할 수 있는 자원들은 웬만큼 다 참여했다고 보고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향후에 의무감축용량이나 거래정산금에 크게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시장의 시선은 그리드위즈가 최근 추진중인 전기차 관련 신사업에 쏠리고 있다. 지난 2021년 매출 37억원(3.4%)에 불과하던 전기차용 모뎀 매출이 지난해 124억원(9.5%)로 증가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서다. 이는 그리드위즈가 제공하는 전기차 충전 관련 솔루션 중 일부로, 전기차 충전 시 시스템 간 상호 호환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드위즈 측은 DR 관련 사업을 캐시카우로 삼는 가운데, 전기차 솔루션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솔루션 사업을 기반으로 전기차의 잔여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V2G(Vehicle to Grid) 시장에서 본격적인 매출 증대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IB 업계에서는 V2G 시장이 아직 충분히 개화하지 않은 만큼, 향후 사업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반응이다.


그리드위즈 관계자는 "전기차 관련 사업의 경우 현재 대형사와도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V2G 사업 역시 제주도에서는 이미 시범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등 실증이 된 상태로, 지난해부터는 내륙으로 확대돼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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