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위기’ 스틸앤리소시즈, 기사회생 가능성은

[김진욱 기자] 스크랩(고철) 가공업체 스틸앤리소시즈가 자본 전액 잠식으로 상장 폐지 위기에 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스틸앤리소시즈는 자본이 전액 잠식돼 상폐 사유가 발생했다. 이 기간 자산총계 401억원, 자본총계 마이너스(-) 83억원을 기록해 잠식률이 197%에 이른다. 스틸앤리소시즈는 지난해 7월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해 현재 거래 정지 상태다.


스틸앤리소시즈의 위기는 본업인 철강 업황 부진에서 비롯됐다.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해 철강 수요가 크게 줄었고, 이에 따라 스크랩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산 저가 빌릿(철강재 반제품)이 다량 수입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매출액은 계속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쪼그라 들었다. 2014년에는 매출액 1857억원, 영업손실 293억원(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2014년 4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했지만, 자금 유치에는 실패했다. 최대주주였던 실보는 인수 무산 이후 스틸앤리소시즈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회사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쌍용건설 인수 시도에 같은해 11월 2만4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2000원대까지 떨어져 ‘10분의 1 토막’났다.


설상가상으로 경영상 잡음도 발생했다. 강진수 회장이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된 것. 강 회장은 계열사 채권을 허위로 발행해 140억원의 사기 대출을 받고 회삿돈 11억원을 횡령해 개인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했다는 혐의다.


상폐 위기 탈출을 위해서는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내달 30일까지 자본 잠식을 해소해야 하지만, 본업에서 당장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지난달 스틸앤리소시즈의 인수합병(M&A)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GMR컨소시엄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아 회생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컨소시엄 측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 등으로 313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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