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진출해야 하는데…PF에 발목 잡힌 OK금융
OK캐피탈, OK홀딩스대부로부터 5200억 차입…충당금 확대에 추가 투입 가능성↑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6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내건 OK금융그룹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합금융그룹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증권업 진출이 급선무인데 이를 위해 쓸 수 있는 자금이 부동산PF 대출 충당금으로 들어가고 있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캐피탈은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1200억원의 자금을 OK홀딩스대부로부터 장기차입했다. 이에 따라 장기차입한 자금총액은 5200억원에 이른다.


OK캐피탈이 OK홀딩스대부에게 차입할 수 있는 한도는 6000억원이다. 이전 한도는 4000억원이었으나 지속적인 차입으로 한도가 차면서 지난해 11월 한도액을 2000억 더 늘렸다. 현행 한도를 유지할 경우 800억원까지 더 차입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OK캐피탈이 지주사로부터 차입을 늘리는 것은 대규모 부동산PF 대출 영향이 크다.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도 급격히 늘어나면서다. 흑자를 유지했던 실적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OK캐피탈의 당기순손실은 2203억원에 이른다. 


OK캐피탈은 OK저축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만큼 외부로부터의 자금 수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OK캐피탈의 부동산PF 대출은 1조5487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의 55.1%를 차지했다. 이중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은 1조2182억원이다. 나머지 본PF 대출(3305억원)의 경우도 96.0%가 중·후순위 대출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로 인해 OK금융그룹의 증권사 인수 행보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OK금융그룹은 지난해까지 대부업 철수를 완료한 이후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저축은행업 중심으로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OK금융그룹이 과거 러시앤캐시 등 대부업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성 자산은 약 2조원에 달한다. 이 자금을 동원해 지주사인 OK홀딩스대부가 증권사를 사들이는게 기본 방침이다. 하지만 부동산PF 대출 충당금 규모가 늘어나면서 이같은 계획도 다소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역시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충당금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000억원인 차입 한도 역시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악화된 업황 때문에 인수 시기를 섣불리 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사들일 만한 증권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종합금융그룹 변신을 늦추고 있다는 진단이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증권사 인수에는 확실히 관심이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관련 스터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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