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발행 한산…기업들, CP로 자금 조달 추세
공모채 시장 소강상태…CP 금리 '1월 4.2%→5월 3.9%' 하락 영향도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0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공모 회사채 시장이 일시적으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연초 역대급 공모채 발행이 이어지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미 자금 조달을 끝마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기업어음(CP) 금리가 하락하면서 기업이 공모채 시장 대신 CP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모채(신종자본증권 포함) 발행 예정 기업은 이날 SK리츠를 시작으로 메리츠금융지주, 삼양홀딩스, 한화에너지 등 10곳가량이다. 지난달 HD현대건설기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중앙일보 등 35곳에 이르는 기업이 공모채 시장에 나섰던 것과 비교하면 수가 현저히 줄었다.


공모채 발행이 줄어든 이유는 올해 역대급 연초효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미 한 차례 자금 조달을 끝마쳤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발행된 공모채는 38조7346억원으로 전년 동기(32조6289억원) 대비 18.7% 증가했다. 매년 1분기는 연초효과 등으로 회사채 발행이 많은 시기지만 올해의 경우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의 발행량을 보였다.


연초 발행이 몰린 건 금리인하 기대감에 더해, 4월 총선 직전으로 발행 시계를 앞당기려던 발행사들의 니즈가 반영됐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 이후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올해 4월 중순까지 발행사들의 공모채 발행 니즈는 뜨거웠다. 실제로 4월 공모채 발행액은 8조8465억으로 전년 동기(9조3913억원) 대비 6.2% 늘었다. 4월 10일 총선 직후 회사채 발행이 한산 했던 것을 감안하면 4월 1일~10일 사이 이뤄진 발행량인 셈이다.


예상과 달리 금리 인하 시점이 올해 6월에서 하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초 공모채 발행 시기를 놓친 기업의 경우 금리 인하 시점에 맞춰 공모채 시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 공모채 시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포스코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통상 금리 인하 직전 시점이 발행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라며 "금리 인하 시점으로 거론되는 오는 9월이나 10월 직전 공모채 발행이 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사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들의 경우 CP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CP 금리 수준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10일 기준 무보증3년 AA- 공모채 금리는 3.91%인데 반해 91~180일물 CP 금리는 3.88%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CP금리는 ▲1월 4.20% ▲2월 4.24% ▲3월 4.07% ▲4월 3.98% ▲5월 3.88%로 1월을 제외하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연초 공모채 발행에 나섰던 기업들도 속속 CP시장을 찾고 있다. 이달 ▲SK네트웍스(2000억원) ▲한화솔루션(1800억원) ▲신세계(1000억원) ▲효성화학(500억원) ▲SK가스(700억원) 등이 CP를 발행을 통해 필요 자금을 조달했다. 


일각에서는 줄어든 공모채 발행량을 향후 은행채가 메울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은행의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이 모두 증가하면서 추가적인 자금 확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의 집계에 따르면 5대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달 기업 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0조9000억원 늘어났다.


이 때문에 은행채 발행액 자체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은행채 발행액은 21조7200억원으로 ▲1월 7조7400억원 ▲2월 11조4200억원 ▲3월 10조2800억원 대비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 스프레드는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출 증가, 규제 정상화 대응 목적으로 은행채 발행이 확대되고 있다"며 "은행기업대출 영업 강화와 대출 태도 감안 시 은행채 발행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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