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시멘트, '檢전관 변호사' 사외이사 보강…왜?
이사회 독립·공정성 제고…'중대재해법' 정도원 회장, 사법리스트 대응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5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출처=삼표그룹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삼표시멘트가 갑작스럽게 사외이사진을 보충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는 삼표시멘트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신규 사외이사 후보가 30년 경력의 검찰 출신이라는 점은 눈길을 끈다. 현재 삼표그룹 오너인 정도원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삼표시멘트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을 두고 소송 방어막을 더욱 견고하게 쌓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전관 출신 조종태 변호사, 신임 사외이사로…이사회 독립성↑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표시멘트는 내달 1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조종태 법무법인 흰뫼 대표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다룰 예정이다. 앞서 삼표시멘트가 올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재정비를 마친 만큼, 약 3개월 만에 사외이사를 새롭게 투입하는 경우가 흔한 사례는 아니다.


1967년생인 조 변호사는 경상남도 함안 출신으로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연세대 법무대학원을 졸업했다. 1996년 사법연수원 25기를 수료한 그는 전주지검 정읍지청장, 대검찰청 범죄정보1담당관,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장,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1년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거쳐 광주고검장으로 봉직했다. 지난해 7월 퇴임한 조 변호사는 그해 9월 법무법인 흰모에 합류했다. 2022년 출범한 흰뫼는 부티끄 로펌(소규모지만 전문성을 갖춘 로펌)으로 기업 리스크 관리와 중대재해, 부동산 개발, 증권·금융 등의 분야를 다루고 있다.


삼표시멘트 이사회의 구성원은 조 변호사의 선임이 이뤄지면 총 10명이 된다. 이 회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3인 이상으로 하되,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4분의 1 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이날 기준 삼표시멘트 사내이사는 ▲정도원 회장 ▲정대현 부회장 ▲배동환 대표이사 부사장 ▲이원진 대표이사 전무 ▲심연석 상무 ▲김희성 상무 6명, 사외이사는 ▲고흥 ▲나정균 ▲오재붕 3인 총 9명이다.


특히 삼표시멘트 이사회는 사외이사 수가 총 4명으로 늘어나면서 독립성을 한층 제고할 전망이다. 경영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실제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종전 33.3%에서 40%로 6.7%포인트 가량 상승한다.


◆'공안통' 고흥 변호사, 이미 합류…법조계 인맥 활용 적극적 방어


업계는 조 변호사의 이력을 고려할 때 정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입장을 견지 중이다. 삼표그룹 지주사인 삼표산업은 중대재해법 시행 이틀 만인 2022년 1월29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인부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검찰은 지난해 3월 실질적인 경영 책임자인 정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정 회장의 중대재해법 재판은 지난달 9일 첫 정식 재판(공판)이 열렸으며, 오는 28일 2차 공판이 진행된다.


삼표산업 양주사업소의 모습. <사진출처-뉴스1>

이번 재판의 쟁점은 정 회장을 안전 경영책임자로 규정할 수 있는지 여부다. 검찰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정 회장이 채석 현장 상황 등에 대해 상시 보고를 받았을 뿐 아니라 사고가 난 채석장 하부에서 작업이 이뤄지면 굴착 사면이 가팔라져 붕괴 사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안전관리 체계 구축이 미흡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정 회장 측은 법에서 언급하는 안전 경영책임자가 아닌 데다 안전보호 관리 체계를 구축하지 않은 것과 해당 사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고 고의가 없었다고 반박 중이다.


중대재해법 대응은 기업범죄와 특별수사를 전문으로 한 '특수통'보다 산업안전과 노동, 공안 등을 다뤄온 '공안통' 출신이 강점을 가진다. 삼표시멘트가 지난해 3월 인천지검장을 지낸 '공안 전문가' 고흥 법무법인 케이디에이치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로 두며 리스크 대응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고 변호사는 지난해 1월 고용노동부가 발족한 '중대재해처벌법 태스크포스(TF)' 위원으로 활동했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법조계 인사인 조 변호사의 선임 배경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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