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인수기업 줄줄이 상장폐지…다음은 남양유업?
대주주 한앤코 '쌍용C&E·루트로닉' 잇따라 상폐…적자 탈출 후 행보 주목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7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최근 사모펀드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상장폐지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남양유업이 그 다음 타깃이 될지 주목된다. 현재는 남양유업의 적자 탈출이 급선무인 만큼 당장은 아니지만 투자금 회수와 경영 편의성 등을 위해 향후 상장폐지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장 전망이 나온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플랫폼 커넥트웨이브와 식료품 용기 제조업체 락앤락이 최근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각각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분 공개매수를 거친 뒤 자진 상장폐지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시멘트 회사인 쌍용C&E를 비롯해 미용 의료기기기업 루트로닉, 치과용 기기 제조사 오스템임플란트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증시를 떠났다. 2022년에는 수제 치킨버거 브랜드 맘스터치가 상폐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사모펀드 운용사(PEF)가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 기업들이다. 한앤컴퍼니(쌍용C&E·루트로닉), MBK파트너스(오스템임플란트·커넥트웨이브), 어피니티(락앤락), 캐이엘앤파트너스(맘스터치) 등이다.


한앤컴퍼니는 올해 1월 우여곡절 끝에 남양유업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난 3월 말 이사회까지 장악하며 본격 체질개선 작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브랜드·홍보 부문의 소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고급 아이스크림카페 브랜드 백미당을 제외한 부진한 외식사업도 정리하고 있다. 


당장은 남양유업의 적자 탈출이 최우선 과제다. 남양유업은 2020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흑자전환을 이루고 나면 본격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거란 관측이다. 


사모펀드가 상장사를 인수해 상장폐지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경영 편의성이다. 각종 공시 의무와 경영 간섭에서 벗어나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배당을 통한 투자금 회수라는 지적이 시장에서 나온다. 


사모펀드업계 고위관계자는 "보통 흑자를 내고 현금흐름이 좋아져 최대치의 현금배당을 원할 때 상장폐지를 검토하게 된다"며 "상폐 관련 비용보다 배당으로 뽑아낼 수 있는 금액이 많으면 자진 상장폐지에 나선다"고 말했다.  


지분 공개 매수 등 상장폐지 과정에서 드는 비용보다 지분 100%로 비상장사가 됐을 때 배당으로 가져갈 수 있는 현금규모가 더 크면 적극 상장폐지에 나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남양유업의 이익잉여금은 6883억원이다. 9일 기준(주당 50만원) 한앤코 지분 52.63%와 자사주 5.6%를 제외한 남양유업 지분 41.77%를 매수한다고 가정할 경우 드는 비용은 1504억원에 불과하다.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는 남양유업의 유력한 밸류업 방식이라는 평가다. 최근 정기주총에서 액면분할 안건이 상정됐지만 이 안건이 무산되면서 상장폐지 관점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하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한앤코는 상장폐지 가능성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남양유업 역시 "당사가 답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남양유업 본사. 제공=남양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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