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EM, 역대 최대 매출…'업계 유일' 흑자
판매량 전년比 47% ↑…북미에서만 380% 급증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5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롯데케미칼의 동박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올해 1분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 등 비우호적 시장 환경 속에서도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을 달성했다. 나아가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줄긴 했지만 업계에서 유일한 흑자를 내는 기염도 토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2417억원과 영업이익 43억원이 잠정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3% 감소했다. 순이익은 마이너스(-) 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실패했으나 전년 동기 -429억원을 기록했던 걸 고려하면 크게 개선됐다.


매출 중 약 2000억원은 동박 사업부에서, 나머지 400억여 원은 건설 자회사에서 발생했다. 동박 부문이 전체 매출의 82% 이상을 차지하며, 특히 말레이시아 법인에서 60% 정도가 나왔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김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기획부문장은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이 하이 싱글 디짓(High Single Digit, 6% 이상 10%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고, 국내(익산) 공장은 여전히 높은 전기료 등으로 적자가 일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익산 공장의 전기 요금은 킬로와트(kW)당 160원, 말레이시아 공장은 익산 공장의 40% 수준인 65원 정도였다"며 "말레이시아 공장이 원가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병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IR(Investor Relations) 팀장도 "동박 고객사 다변화와 북미향 판매 증가로 매출 증가세를 이어 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회사의 1분기 동박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났는데, 특히 북미 판매량이 380%나 급증했다. 아울러 유럽 판매량도 99% 늘었다. 이에 따라 판매량에서 북미 비중은 16%로 작년 1분기 대비 11%포인트나 상승했고, 유럽 역시 48%로 13%포인트 올랐다. 반면 아시아 비중은 60%에서 36%로 하락했다.


판매량 확대는 한층 높아진 가동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운영 중인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으로 가동률을 산출하는데, 1분기 전체 가동률은 약 80%를 기록했다. 공장별로는 말레이시아가 전분기 대비 8%포인트 상승한 80%, 국내(익산)는 79% 수준이다. 


김훈 기획부문장은 "2분기부터는 고객사의 구매량 확대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익산 공장은 현 수준의 가동률이 유지되고,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은 증가하는 물량에 따라  80% 후반에서 90% 초반까지 높은 가동률을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분기 실적도 유사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향 판매량 증가로 매출 성장은 지속하겠으나, 전방 수요의 단기적 둔화로 인해 수익성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반기까지는 전기차 제조사의 재고 정리 움직임으로 수요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국제 구리 가격(LME 기준)의 변동성도 수익성을 짓누를 것으로 내다봤다. 구리 가격은 1분기 평균 8400달러 수준이었지만 2분기에는 9500~960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한두 달 전의 구리 가격을 평가 손익에 적용하므로 1분기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던 가격이 2분기 평가 손익에 일부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 전략 시장의 고객사들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세계 3대 동박 시장에서 범용 제품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한 중국을 제외한 유럽과 북미를 공략 중이다. 유럽의 경우 회사의 공급이 가장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역인 데다, 향후 신생 배터리사들의 신규 수요도 기대되는 시장이다. 북미는 전기차 산업의 성장이 가장 가파른 시장이며,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증설이 본격 진행 중이다.


박인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영업·구매 본부장은 "전략 고객사의 북미 합작 공장에서 높은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신규 설비들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이 진행되면서 판매량은 증가할 것"이라며 "당사의 익산 공장과 말레이시아 공장 모두 전략 고객사 합작 공장의 퍼스트 밴더(1차 공급자)"라고 말했다. 아울러 구리 가격 변동으로 인한 평가 손실도 3~4분기에는 거의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케미칼은 향후에도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을 확대해 동박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는 "2분기도 견조한 매출 상승이 예측되며, 물량이 집중되는 하반기에는 하이엔드 동박 수주 확대로 매출 성장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초격차 기술 경쟁력과 공정 혁신을 앞세워 고객사 성장에 기여하는 핵심 공급사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한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경우 재무 지표도 양호하다. 부채는 210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90억원 늘기는 했지만, 부채비율은 27%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순차입금 비율은 -26.9%다. 현금은 스페인법인의 정부보조금 수령과 기타유동금융자산 매각으로 29.9%(1713억원) 늘어난 743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측은 "(현금 확충으로) 추가적 자본적 지출(CAPEX) 여력을 확보했다"고 했다. 이 회사는 올해 자본적 지출(CAPEX)을 3600억원 정도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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