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 김윤구號 첫 성적표…그룹 의존도↑
'SI 전통적 비수기' 1Q 호실적 전망…현대차그룹 계열사 ERP 일감 덕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6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현대오토에버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30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갑작스러운 리더십 교체로 대표이사가 된 김윤구 사장이 취임한 후 첫 성적표를 받는 것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강화를 모두 이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비(非) IT전문가인 김 사장을 향한 업계의 의구심도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매출·영업익 두 자릿수 성장 전망…현대차그룹 일감 덕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개 증권사가 내놓은 현대오토에버의 올 1분기 연결 실적 컨센서스(평균 예상치)는 매출 7524억원과 영업이익 370억원이다. 이 같은 컨센서스는 현대오토에버가 지난해 1분기 매출(6660억원) 대비 13% 증가했고, 영업이익(306억원)보다는 21% 늘어난 숫자다.


현대오토에버 1분기 실적 컨센서스. (그래픽=이동훈 기자)

SI업계의 경우 '상저하고' 흐름을 타는 터라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로 꼽힌다. 통상 기업들이 1분기에 연간 투자 및 발주 계획을 수립하고, 2분기부터 SI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에서 받은 고정적인 일감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그룹 의존도가 90% 이상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대차그룹 20여개사의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를 구축 중이다.


특히 현대오토에버는 그룹사 일감이 쏟아진 2022년부터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그려왔다. 실제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000억원대 수준이었던 1분기 매출은 2022년 전년 동기 대비 57% 급증한 55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제철 프로세스 혁신(PI)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스마트팩토리 구축 ▲현대차 ERP 사업 등을 시작한 영향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19% 늘어난 6660억원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21년 115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 역시 2022년 224억원, 2023년 306억원으로 연평균 65.7%씩 성장했다.


◆김윤구 대표 취임 후 첫 실적…'IT 전문가' 아닌 '인사관리 전문가'


주목할 부분은 현대오토에버가 새 대표를 맞은 뒤 처음으로 발표하는 실적이라는 점이다. 앞서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11월 서정식 전 대표가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리더십 공백이 발생했다. 검찰이 2022년 KT클라우드가 현대차그룹 방계기업인 '스파크' 지분을 고가에 매수하는 과정에서 KT 출신인 서 전 대표가 관여했다고 의심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현대차 감사실장(부사장)이던 김 사장을 승진과 함께 현대오토에버 대표로 내정했다. 김 사장은 올 1월부터 현대오토에버에서 근무 중이다.


김윤구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이동훈 기자)

당시 업계에서는 의외의 인사라는 반응이 나왔다. 현대오토에버의 사업적 특성을 고려하면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리더가 필수적이지만, 김 사장의 경우 SI 사업과는 연관성이 떨어지는 경력만 쌓아서다. 실제 ▲오일석 전 현대차 IT추진사업부장 ▲정영철 전 현대차 정보기술본부장 ▲장영욱 전 현대차 정보기술본부장 등 현대오토에버 대표직을 거쳐 간 대부분이 IT 전문가였다.


반면 김 사장은 현대차에서 인사·감사실장을 역임한 '인사관리' 분야 전문가로 활약했다. 현대차그룹은 김 사장에게 사법리스크에 휘말린 현대오토에버 내부 조직을 단속하는 한편 체질 개선과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한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기술적 이해도는 높지 않지만 인적자원 관리로 경쟁력을 높이라는 의도였다.


◆호실적 업은 김윤구, 영향력 강화…외부 인재로 세력 재구축


업계는 김 사장의 존재감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오토에버가 지속적인 실적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먼저 현대오토에버는 현재 수행 중인 프로젝트 단가 인상 협상을 2분기 중 완료할 계획이다. 이 경우 1분기에 미처 반영하지 못했던 인상분이 2분기에 소급된다.


아울러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 공장을 비롯해 현대차 울산공장, 기아 광명2공장 등 총 3곳의 전기차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 중이다. 해당 공장들이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하는 올 하반기부터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자율주행 플랫폼 '모빌진 어댑티브'의 개발을 마친 상태다. 양산에 성공한다면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현대오토에버 1분기 실적 추이. (그래픽=이동훈 기자)

김 사장은 현대오토에버의 핵심 경영진도 새롭게 꾸리며 세력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쏘카의 전 부문 개발을 이끈 총괄 SW엔지니어 출신의 류석문 상무를 영입했고,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ERP 기술 리더를 역임한 김선우 상무를 ERP센터장에 앉혔다. 최근에 신설된 ERP센터는 글로벌 수준의 맞춤형 ERP 수행 체계 제공을 목표로 한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의 올해 완성차 판매 목표가 보수적인 만큼 현대오토에버의 실적 향상 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며 "하지만 SI, IT 아웃소싱, SW 부문 모두 2026년까지 고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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