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제약, 빛바랜 사업다각화…매출비중 4% 불과
치열한 경쟁 속 시장 지배력 확보 못해…신사업 확대 노력 지속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6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일제약 H&B 사업부 소개.(출처=신일제약 홈페이지)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신일제약이 사업 다각화 전략을 펼쳤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매출 다변화를 노렸지만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건기식(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시장 지배력을 키워나가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신일제약은 주력인 의약품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신사업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일제약의 올해 1분기 기준 의약품 사업 매출은 2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매출의 96%를 차지한다. 반면 화장품 사업과 건기식 사업 매출은 각각 5억원, 2억원으로 나타났다. 두 사업부에서 나오는 매출을 더해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에 불과하다. 전년동기대비 의약품 사업 매출은 4.3% 증가했지만 건기식 사업 매출은 33.3% 감소했다.


신사업 분야의 성장 부침은 오래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화장품 사업은 2019년 2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2021년 13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줄곧 1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2023년에는 매출 15억원을 기록했다. 건기식 사업은 2019년 4억원에서 2022년 16억원으로 매출이 점차 늘어나며 성장세를 보이는듯 했으나 2023년 8억원으로 급감했다.


매출이 성장 곡선을 그리지 못하는 이유는 화장품·건기식 사업에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력인 의약품 사업에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신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에 전력을 쏟지 못했다. 그 사이 화장품·건기식 시장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면서 관련 매출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진 상태다. 


신일제약이 사업다각화에 나선 건 10년 전이다. 2013년 기능성 선크림을 출시한 이후 스킨케어 브랜드 '팜트리'를 선보이며 화장품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같은 해 복합비타민 제품을 출시하며 건기식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그간 축적한 제약 기술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추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회사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신사업들의 존재감은 10년 넘게 미미한 수준이다. 건기식 사업과 화장품 사업 외에도 지난 2014년 황사·향균 마스트를 판매하는 의약외품 사업에도 나섰지만 지난해 매출 규모는 2억원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마스크 판매량이 늘어나며 매출이 2019년 2억원에서 2020년 23억원까지 치솟았으나 엔데믹으로 전환된 이후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이처럼 신사업 성과가 없다 보니 시장에선 신일제약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부재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주력인 의약품 사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R&D 확대가 필수다. 이를 위해 신사업을 통해 현금 창출원을 확보해 R&D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10년 넘게 신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주력이 의약품 사업이다 보니 회사 차원에서도 신사업 지원에 많은 힘을 쏟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제약 기업들 신사업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캐시카우를 창출하려고 노력하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환경도 달라 투자 대비 성과를 내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일제약은 주력인 의약품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신사업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의약품 도매업', '건강 기능식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다음 달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등 관련 준비 작업에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신사업 매출도 확대될 것이란 게 회사 설명이다. 


신일제약 관계자는 "신사업 매출 증대를 위해 신제품 출시와 건기식 사업 영역 확대 등 관련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주력인 의약품 사업을 안정화하는 한편, 신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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