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티빙 '합병 시너지' 가시화…성사 가능성은
앱 이용시간 등 넷플 상회…양사·주주 이해관계 조율 탄력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1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웨이브와 티빙이 최근 콘텐츠·마케팅 고도화로 성장세를 한층 끌어 올리면서 합병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SK스퀘어]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토종 OTT 양강으로 꼽히는 웨이브와 티빙이 최근 콘텐츠·마케팅 고도화로 성장세를 한층 끌어 올리면서 합병 시너지를 가시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그동안 복잡한 이해관계로 지지부진했던 합병 움직임에 한층 탄력이 붙으면서 올 상반기 안에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넷플릭스의 독주와 쿠팡플레이의 약진을 막기 위해 양사 및 주주 이해관계 조율 과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까닭에서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와 티빙의 모회사인 CJ ENM과 SK스퀘어는 양사 OTT의 최근 사용자·사용시간 등 합산 지표가 '국내 1위' 넷플릭스를 뛰어 넘으면서 합병 절차에 한층 속도를 낸다.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본계약이 체결될 것이란 전망이다. 쿠팡플레이 등 신흥 강자들의 거센 돌풍에 대해서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장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웨이브·티빙의 앱 총 사용시간은 2368만1047시간으로, 넷플릭스(1911만2261시간)보다 1.2배 가량 높았다. 웨이브의 독점 영화·예능과 티빙의 스포츠 중계가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이에 양사 합산 점유율은 총 34%로, 전년(31%) 대비 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전년(47%) 대비 8% 쪼그라든 35%을 기록하면서 1% 차로 앞섰다. 직전 연도인 2022년 웨이브·티빙이 넷플리스와 16%의 격차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급속도로 추격한 셈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양사의 합병이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전통 강자인 넷플릭스는 물론 쿠팡플레이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파죽지세를 이어가는 점도 양사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SK스퀘어가 최근 반도체 위주 포트폴리오로 전환에 나서는 만큼 합병 의지가 강하다"며 "CJ ENM 역시 넷플릭스 대비 투자 열세에도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합병 적기를 찾아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는 해결 과제다.


앞서 웨이브는 지난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으로부터 투자금 2000억원을 유치하면서 5년 내 IPO를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IPO 조건은 커녕 손익분기점에도 다가서지 못하면서 올해 11월까지 투자 원금 2000억원에 연 복리 3.8% 등을 더한 금액을 상환하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79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재정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합병 이후 1대 주주에 오르는 CJ ENM측이 이러한 재무 부담을 분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티빙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19.2% 늘어난 14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만큼 악조건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양사의 복잡한 지배구조도 변수 중 하나다. 웨이브는 지상파3사가 각각 2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티빙도  KT스튜디오지니, SLL중앙, 네이버 등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양사 모든 주주들의 이해 관계를 고려해 조율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가 불가피한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넷플릭스의 독주를 막아서고자 하는 양사의 공감대가 한층 커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선 1대 주주에 오르는 CJ ENM 측에서 일정 부담을 감수해서라도 합병을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며 "양사 모두 주주들의 이해관계 조율 절차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SK스퀘어 관계자는 "현재 합병 건을 놓고 주주들과 유의미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SK스퀘어와 CJ ENM은 지난해 12월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합병 이후 CJ ENM는 1대 주주에, SK스퀘어는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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