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 품은 한국타이어
'한국 DNA' 심기, 이사회 물갈이 예고
'장수 의장' 윤여을 한앤코 회장 퇴진 전망…사명교체 가능성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17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의 본사 건물인 '테크노플렉스' 입구 전경.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온시스템의 경영권을 한국타이어가 쥐게 되면서 이사회의 인적쇄신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8년 가량 이사회 좌장을 맡고 있는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과 너달 쿠추카야 최고경영자(CEO)의 퇴진에 무게가 실린다. 더불어 한온시스템에 '한국' 명칭을 부여하는 사명 교체도 병행될 것으로 엿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오는 8월까지 한온시스템의 구주(1억3345만주)와 신주( 6514만4960주) 매입을 끝마친다는 계획이다. 딜클로징(거래종결)이 되면 한국타이어는 과반이 넘는 50.52%(3억262만5960주)의 점유율로 한온시스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지난 2014년 전략적투자자(SI) 자격으로 한온시스템 주식 1억403만1000주를 매집하며 2대 주주가 된 지 10년 만이다.


새 주인을 맞게 되는 만큼 한온시스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총 14명으로 꾸려져 있는 이사진 가운데 한국타이어 입장을 대변할 만한 멤버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 이사회 구성을 보면 크게 3개 집단(사내‧사외‧기타비상무)으로 나뉘어져 있다. 사내이사(집행위원)는 2명의 CEO(너달 쿠추카야‧나가 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를 포함해 총 6명의 한온시스템 경영진으로 구성돼 있다. 교수, 회계사 등 전문가 집단에 해당하는 사외이사는 총 5명이다. 남은 4명의 기타비상무이사는 윤여을 회장을 비롯한 한앤컴퍼니 수뇌부로 꾸려져 있다. 윤 회장 외에 이동춘 한앤컴퍼니 부사장과 배민규 최고투자담당자(CIO), 서정호 미래전략실장이 포진해 있다.


무엇보다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윤 회장의 용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최대주주(50.5%)로 올라선 이듬해부터 의장에 올라 8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윤 의장은 한온시스템 이사회 내에 설치된 3개 위원회(감사‧사외이사후보추천‧ESG) 가운데 하나인 ESG 위원회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윤 회장이 장수 의장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퇴진을 종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이동춘 부사장, 배민규 CIO, 서정호 실장 등 기타비상무이사의 재구성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한온시스템 경영권이 한국타이어로 넘어 간 후에도 한앤컴퍼니가 2대 주주(23%)로 남게 되는 만큼 전면 교체까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사내이사에 해당하는 집행임원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한온시스템의 경영을 총괄하는 너달 쿠추카야(Nurdal Kucukkaya)와 나가 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Nagasubramony Ramachandran) 대표의 뒤를 이어 새 CEO가 부임할 여지가 커 보인다. 특히 포드 출신으로 올해 CEO 6년째를 맞는 너달 쿠추카야 대표가 물러나게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럽과 미국 쪽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너달 쿠추카야 대표와 달리 국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나가 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 대표는 재임 기간이 1년여에 불과하다.


이사회 쇄신과 더불어 사명 교체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룹간 통일성을 높이고 사업시너지 창출을 위해 한온시스템에도 '한국' 타이틀을 부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실제 인수 주체인 한국타이어를 비롯해 한국앤컴퍼니(지주사), 한국네트웍스(정보통신) 한국엔지니어링웍스(타이어제조기 제작)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한국'(Hankook)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2014년 한온시스템이 한라비스테온공조에서 현재 사명으로 간판을 교체할 때도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관여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2대 주주에서 최대주주로 역할이 커지는 만큼 한온시스템이 한국타이어그룹의 일원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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