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금융 모펀드에 4000억 은행 '뭉칫돈'
2분기 출자금 7850억 중 절반 이상…GP 펀드결성 난항 예상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이 2분기에 출자하기로 예정한 금액의 절반 이상을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 역할을 하던 은행들이 성장금융 모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위탁운용사(GP)들이 추후 자금을 조달할 때 은행 문을 두드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을 포함한 다수의 금융기관들은 성장금융 모펀드에 4200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성장금융이 2분기에 출자하는 금액 785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앞서 성장금융은 지난달 26일 설명회를 열어 2분기에 굵직한 출자사업을 연달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술혁신 ▲반도체 ▲중견기업 ▲딥테크 ▲혁신성장(2차) 등 총 5개다. 블라인드와 프로젝트를 모두 합칠 경우 2분기에 진행할 출자사업의 총 조성규모는 2조48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반도체생태계펀드'와 '기술혁신펀드'는 출자공고를 개시한 상황이다. 반도체생태계펀드는 프로젝트 펀드를 포함해 성장금융이 총 35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기술혁신펀드(AI 신산업·CVC 분야)에는 총 900억원을 내려줘 18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기술혁신펀드의 경우 '국민협력', '지역산업 육성', '중견기업' 등 3개 분야를 추가적으로 공고할 예정이다.


성장금융은 5개 출자사업 모두 연내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GP 지위를 획득한 운용사는 5~6개월 이내에 성장금융 출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다만 성장금융이 내려주는 출자금의 상당 부분이 은행으로부터 나온 까닭에 추후 운용사들이 은행으로부터 투자확약서(LOC)를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모펀드 LP로 나선 은행들이 일반 간접투자에는 자금을 아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실제 앞선 출자사업 설명회에서 조익재 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 역시 "이번 출자사업 모펀드에 시중은행들이 LP로 참여해 출자했다는 점이 특히 걱정스럽다"며 "추후 은행으로부터 LOC를 받는 것도 작년과는 환경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 운용 계획을 발표한 '기후기술펀드'를 포함하면 은행들이 출자하는 금액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해당 펀드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기업은행을 비롯한 5대 시중은행이 주요 LP로 나섰다. 2030년까지 1조500억원(기업은행 2625억원, 5대 시중은행 각 1575억원)의 모펀드를 결성한 후 민간자금과 매칭해 3조원 규모 자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기후기술펀드는 총 5단계에 걸쳐 만들어질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 개시할 첫 번째 시행 시기에는 은행들이 1260억원을 출자해 36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한다. 구체적으로 기업은행이 315억원, 5대 시중은행이 각각 189억원의 자금을 출자한다. 이를 포함하면 사실상 은행들이 올해 성장금융에 출자할 금액은 5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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