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 3세 정대현 사장, 이미 그룹 장악했나
정 사장 측근, 핵심 계열사 삼표산업 대표 거쳐…오너 의사 반영됐단 분석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7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삼표그룹 오너 3세인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사진)이 그룹사 전반에 지배력을 행사해 왔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삼표그룹이 계열사 임원 현황을 공시한 가운데 정 사장 복심으로 평가받는 인물이 핵심 계열사로 급부상한 삼표산업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이유에서다.


삼표그룹의 지배구조는 불완전하다. 실질 지주사인 ㈜삼표와 정대현 사장 개인회사 격인 에스피네이처가 이중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삼표의 경우 오너일가인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지분 65.99%)과 정대현 사장(11.34%)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으며, 에스피네이처는 이 회사 지분 71.95%를 보유한 정 사장이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시장에선 최근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를 중심으로 이뤄진 수장 교체에 주목하고 있다. 삼표산업은 이병훈 대표가 취임 8개월 만에 사임했고, 김상헌 대표가 후임으로 발령났다. 비슷한 시기 에스피네이처는 윤인곤·김선배 대표 2인이 물러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이병훈 대표가 채웠다.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 간 대표이사 자리바꿈이 이뤄진 셈이다.


업계는 정대현 사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병훈 대표가 삼표산업 대표를 역임한 것을 두고 정 사장이 막강한 그룹 장악력을 구축해 둔 결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4곳의 대표를 겸하고 있는데, 해당 회사 모두 에스피네이처 계열사란 점에서 정 사장의 상당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내다봐서다.


이병훈 대표는 삼표산업 대표를 맡기 전까지 에스피에스엔에이와 코스처 2곳의 대표였으며, 두 회사가 그룹 내에서 가지는 위상은 미약했다. 특히 에스피에스엔에이와 코스처의 경우 연간 매출을 합치더라도 삼표산업의 20%(126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단숨에 상위 계열사로 영전할 수 있던 배경엔 오너일가의 의사가 반영됐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일각에선 정대현 사장의 그룹 내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친인 정도원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 실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서다. 삼표그룹 유일한 상장사인 삼표시멘트가 사내이사 2명을 충원키로 결정한 배경 역시 정 회장의 빈 자리를 염두에 둔 것이란 추측이다. 


이와 관련 삼표그룹 관계자는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가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한 특별한 사유는 없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삼표산업 신임 각자 대표로 선임된 김상헌 대표가 현재 ㈜삼표 대표를 맡고 있단 점에서 이번 대표이사 교체 인사를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이란 게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합병은 정대현 사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합병 이후 정대현 사장 지분율이 기존보다 1.2%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치는 만큼 완전히 그룹을 장악하기 위해선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를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단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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