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 이월드 FI와 주주간계약 체결
오는 14일 발행될 CB·RCPS, 콜옵션+드래그얼롱 계약


[딜사이트 박제언 기자] 이랜드그룹이 상장사 이월드를 통해 추진하는 자금조달을 앞두고 재무적투자자(FI)인 시몬느자산운용 등과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파크와 이랜드월드는 오는 14일 이월드에서 발행 예정인 전환사채(CB)·상환전환우선주(RCPS) 인수인과 주주간계약을 체결했다.


이월드의 CB와 RCPS를 인수하는 투자법인은 엠알아이제일차 주식회사다. 시몬느자산운용에서 결성하는 사모투자펀드(PEF, 1020억원 규모)와 유안타증권에서 모집한 인수금융(1200억원)을 담은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엠알아이제일차와 주주간계약을 맺은 이랜드파크는 이월드의 최대주주다. 이번 계약에 포함된 핵심 내용은 이랜드그룹의 콜옵션(매수청구권)과 엠알아이제일차의 드래그얼롱(Drag Along, 동반매도청구) 행사권이다.


옵션계약으로 이랜드파크와 이랜드월드를 포함한 이랜드그룹은 이번에 발행 예정인 CB와 RCPS 전량을 사들일 권리를 가지게 됐다. 콜옵션 행사시기는 CB와 RCPS 발행일로부터 2년 6개월 혹은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다.


엠알아이일차는 이랜드그룹의 콜옵션 행사 시기전에 CB와 RCPS를 매각하거나 전환할 수 없다. 단 내년 2월 중순부터 1100억원어치 RCPS 중 400억원어치는 전환이나 매각을 가능하게 열어뒀다.


이랜드그룹에 콜옵션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당장 옵션계약은 FI를 묶어둘 수 있는 장치로 작용한다. 다만 향후 콜옵션 행사 시기까지 2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아야 하는 부담도 될 수 있다.


엠알아이제일차의 드래그얼롱 행사권은 FI의 안전장치다. 이랜드그룹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엠알아이제일차가 보유한 CB와 RCPS를 포함해 이랜드파크가 보유한 이월드 경영권 주식 전량을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조항이다. 엠알아이제일차로서는 드래그얼롱으로 이랜드그룹을 견제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유도하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이월드는 이렇게 마련한 2200억원으로 이랜드월드의 쥬얼리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랜드월드는 해당 사업부를 매각하고 마련한 자금을 기반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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