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중공업 M&A 흥행 촉각…매출의존도 vs. 부동산
매출 90% 모회사 의존…울산시와는 부지 매각 협상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12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심두보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 신한중공업에 대한 매각 절차가 연내 시작된다.


14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관리인인 정선영 신한중공업 대표는 지난 9일 M&A 매각 공고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신한중공업에에 대한 인가전 M&A 매각 공고가 날 예정이다. 이후 다음달까지 예비입찰과 본입찰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중공업은 1990년 3월 설립된 선박기자재 생산업체로 연간 2000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중견기업이다. 다만 이번 M&A가 흥행할지는 미지수다.


신한중공업은 모회사인 대우조선해양(DSME)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해 23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중 92.73%가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비롯됐다. 2018년 매출 의존도는 98.67%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과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번 M&A는 회생기업 매각에 해당한다. 매각 주체가 대우조선해양이 아닌 서울회생법원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신한중공업의 채권자와 이해관계자 등의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M&A를 관할한다. 다만 이미 경영에 실패한 주주의 권리는 보장받지 못한다.


주주의 손을 떠난 이상 대우조선해양도 새로운 인수자에게 어떤 보장 조건도 제시할 수 없다. 통상 모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자회사를 매각할 경우, 모회사는 인수자 혹은 투자자에게 장기계약이나 협력방안 등 보완책을 제시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인수자는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모회사는 적절한 가격에 자회사를 매각하게 된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처럼 선박이나 플랜트를 만드는 전략적 투자자가 인수자로 나선다면 모회사 의존 이슈가 크지 않겠지만, 그 외에는 90%를 훌쩍 넘는 매출 의존도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조선업이 회복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굳이 불확실성에서 기자재와 설비 제조사를 인수할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신한중공업이 보유한 상당한 규모의 부지는 흥행 요소로 분류된다. 울산광역시는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신한중공업이 보유한 부지를 사들여 해상풍력 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 6기가와트(GW) 정도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풍력 복합단지는 이 6GW 발전단지의 전초기지 격이다. 6GW는 원자력발전소 수개의 발전용량에 맞먹는 매우 큰 규모다. 


송철호 시장은 2018년 취임 직후부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추진해왔다. 최근엔 정부의 그린뉴딜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정부는 해상풍력 규모를 2030년까지 12GW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그만큼 울산시가 상당한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울산시가 신한중공업의 부지를 사들일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울산시 관계자는 "해상풍력 발전단지 프로젝트는 이제 시작 단계"라며 "염두에 둔 곳이 신한중공업이 보유한 부지이지만,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의 결과에 따라 다른 발전단지를 다른 위치로 옮겨야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울산시가 신한중공업의 부지를 매입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구조조정 M&A에선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를 어떻게 극대화하느냐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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