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 품은 한국타이어
조현범 십년대계, 빛 발한 EV 뚝심
EV 황무지서 한온시스템 지분 투자…아이온‧배터리‧열관리, 삼각편대 구축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2013년 9월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프레스데이 2013' 행사에서 경영성과와 미래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한국타이어)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이번 한온시스템 인수를 계기로 조현범 회장의 10년 앞을 내다보는 선경지명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의 전동화(EV)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 보고, EV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온 조 회장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의 인연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타이어는 사모펀드(PE)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함께 M&A(인수합병) 시장에 풀린 한온시스템의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한앤컴퍼니가 50.5%(2억6956만9000주)에 해당하는 지분을 매입하면서 한온시스템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한국타이어는 1조800억원을 투입해 19.5%(1억403만1000주)의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 자격을 얻었다.


지분 투자는 한국타이어 오너 2세인 조현범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이뤄졌다. 당시 한국타이어의 컨트롤타워격인 경영운영본부장(사장)을 맡고 있던 조 회장은 회사의 명운이 달린 조(兆) 단위 메가딜을 주도해 성사시켰다. 시기적으로도 운이 따라줬다. 지난 2012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조 회장의 의사결정권이 커진 상황에서 때마침 자동차 부품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매물이 등장한 것이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당시만 해도 EV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전기차의 대표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이 이로부터 6년 지난 2020년에 첫 출시됐다는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EV 핵심 부품인 열관리에 특화된 한온시스템의 앞날이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조 단위 투자를 감행했다.


한온시스템의 '히트펌프시스템'(위)과 한국타이어의 EV타이어인 '아이온'(아래 왼쪽), 한국앤컴퍼니의 자동차용 배터리(오른쪽) 모습. (제공=각사)

이후 한온시스템은 4개의 모듈(냉각수‧쿨링‧HVAC‧냉매)이 합쳐진 히트펌프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열관리 분야에서 탑티어(Top-Tier)로 성장했다. 일본의 '덴소'(Denso) 다음으로 많은 17% 가량의 점유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덴소가 글로벌 완성차 1위 기업인 도요타를 최대주주로 둔 종합 부품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경영인 조현범'의 통찰과 결단력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조 회장은 한온시스템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 만큼 EV에 특화된 부품사로서 색채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2022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EV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과의 시너지 창출을 꾀한다. 아울러 자신이 사령탑을 겸하고 있는 사업형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EV용 보조배터리 사업과도 연대한다. 아이온, 열관리, 배터리가 한 데 묶인 EV 부품 삼각편대가 구축된 셈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은 지난 10년간 한온시스템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주목해 왔다"며 "EV 포트폴리오가 한층 탄탄해진 만큼 회사의 지향점인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서 면모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한온 품은 한국타이어 1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