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케이아, 곳간에 수백억 현금…상폐 위기 '갸우뚱'
보유현금 400억원, '상장폐지' 결정 받고서야 "M&A 추진 중"…진정성 논란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5일 16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파나케이아가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지난 2021년 7월 크리스탈지노믹스에 인수된 지 2년만이다. 하지만 파나케이아가 현재 수백억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파나케이아에 대한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파나케이아는 이날로부터 15영업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이의신청으로부터 20영업일 이내에 상장폐지 여부(개선기간 부여 여부 포함)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상장폐지 결정이 나올 경우 정리매매로 이어진다.


파나케이아는 지난 2020년 9월 횡령·배임 혐의 발생 공시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생겨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지난 2021년 7월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자회사 크리스탈바이오사이언스가 81억원을 유상증자 참여하는 방식으로 파나케이아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번 상장폐지 결정은 계속사업성에 대한 불안 떄문이다. 파나케이아는 거래정지(2020년) 당시 80억원이던 매출액을 지난 2022년 135억원까지 늘리고, 지난해 개별 기준 영업이익 1억원을 기록하는 등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 악화 등으로 매출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실제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8억원으로 전년 동기(41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주목할 점은 파나케이아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는 과정에 정작 회사에는 대규모 현금이 남아 있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3월말 기준 현금성자산(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만 379억원에 달한다. 회사 전체 재무상태를 살펴봐도 총자산 698억원 중에서 부채는 44억원에 그친다.


특히 최대주주인 크리스탈바이오사이언스가 파나케이아에 지난 5월 4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파나케이아 보유현금은 400억원이 넘는 상태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파나케이아는 풍부한 현금 유동성에도 이를 활용한 실적 개선에 미흡했단 지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28일 기심위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후에야 홈페이지 주주공지문을 통해 "회사는 현재 매우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매출과 이익이 안정적인 사업 또는 기업의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파나케이아에 거래재개 진정성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파나케이아가 상장폐지될 경우 싼값에 현금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탈바이오사이언스가 파나케이아에 투입한 현금은 지난 5월까지 합쳐 총 124억원이다. 현재 지분율은 34% 수준이다.


여기에 정리매매 과정에서 16% 이상을 확보하면 상장폐지 후에 확고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파나케이아 거래정지 전 시가총액이 324억원이란 점과 정리매매에서는 통상 거래정지 전 대비 90% 이상 내린 수준에 주식이 거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리매매에서 수십억원 수준에 회사 지배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200억원도 안되는 비용으로 650억원대 자산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정인철 파나케이아 대표는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를 겸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 대규모 현금이 있는 상황에서 계속사업성을 이유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파나케이아는 홈페이지 주주공지를 통해 "다음달 14일까지 상장폐지 이의 신청과 기업개선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의신청 후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소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모든 임직원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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