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회생기업 엘아이에스에 산소호흡기 달았다
우오현 회장 3녀, SM상선으로부터 157억 차입해 경영 참여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7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에 있는 SM그룹 강남 사옥 전경. 사진=SM그룹 제공


[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엘아이에스의 최대주주가 SM(삼라마이다스)그룹 계열사 신화디앤디로 변동됐다. 신화디앤디는 우오현 SM그룹 회장 3녀 우명아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으로 그룹 계열사 SM상선으로부터 빌린 157억원 중 150억원을 엘아이에스에 투입했다. 사실상 SM그룹이 회생기업인 엘아이에스 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엘아이에스는 총 3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신화디앤디가 150억원을 들여 액면가 500원인 엘아이에스 신주 3000주를 취득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출자 목적은 '경영 참여'다. 유상증자를 위해 투입된 자금 150억원은 지난달 18일 납입했다. 해당 신주는 오는 20일 상장된다. 신화디앤디의 증자 후 발행주식 수는 3648만2836주(82.23%)다.


엘아이에스는 이와 별도로 2차 유상증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1차와 마찬가지로 액면가 500원인 신주 3000주를 추가 발행해 150억원을 추가 조달한다.


◆우오현 회장 3녀, 계열사 SM상선에서 차입 조달해 증자 자금 마련


엘아이에스 최대주주에 오른 신화디앤디는 2017년 설립한 SM그룹 소속 경영컨설팅업체로 우명아 대표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기준 5억원 미만이다. 이에 신화디앤디는 SM그룹 내 계열사로부터 차입금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17년 SM그룹에 편입된 건설사 SM경남기업으로부터 73억7100만원을 차입했다. 이와 별도로 이번 증자엔 그룹 계열사인 삼환기업 주식 90만9407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SM상선으로부터 157억원을 차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차입 기간은 내년 4월14일까지다.


엘아이에스는 기존 주주들의 희생이 불가피했다. 최근 2년간 전기차 배터리팩 제조 업체 티엔디 지분을 인수하는 등 2차 전지 투자 분위기에 편승하며 신사업 계획을 발표했지만 또 다른 신규사업인 마스크 사업 관련 수요 예측 실패로 과잉 공급 사태를 겪었고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그 결과 2021년과 지난해 총 800억원의 적자를 내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후 채권단은 수원지방법원에 엘아이에스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고 지난해 6월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 정지됐다. 


급기야 회사는 지난달 보통주 24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감자에 따라 엘아이에스 구주 1억5559만783주는 647만9460주로, 자본금은 777억9539만1500원에서 32억3973만원으로 각각 줄었다.


◆SM그룹, 엘아이에스 경영 정상화 이룰까


기업 부실화로 회생 절차를 밟게 되면서 채권단에 대한 채무 변제도 증자 방식을 택했다. 채권자 각자가 주주가 되는 '출자 전환을 통한 채무 변제' 방식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에이치비저축은행 ▲한국트럼프 ▲이노6 ▲제이더블유얼라이언스 ▲유오호 등이 상위 5개 채권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채권 금액에 따라 신주를 차등 배정받아 해당 주식도 20일 상장된다. 신주 배정으로 채무를 변제함에 따라 증자에 따른 납입금은 없다.


SM그룹이 엘아이에스의 구원 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SM그룹은 지난 2007년 당시 삼라건설을 통해 쌓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워크아웃(공동관리절차) 상태에 있던 남선알미늄을 인수해 경영 정성화를 이뤄낸 바 있다. 2008년 티케이케미칼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으며 2013년엔 업계 4위이던 대한해운을, 2016년 벌크전용선사 삼선로직스와 한진해운 미주노선을 사들여 SM상선을 탄생시켰다. 우오현 회장은 사내에 별도 M&A팀을 두고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공동관리절차)상태에 있는 기업을 우선 인수하는 방식을 취해 SM그룹을 재계 30위 대기업 집단으로 키웠다. 


모 법무법인의 인수합병(M&A) 전문가는 SM그룹의 등장은 엘아이에스의 경영 정상화 목적이라고 봤다. 그는 "우오현 회장은 회생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취하며 재계 서열 30위에 올랐다. 남선알미늄도 비슷한 방식"이라며 "회생기업이 스폰서가 있을 땐 알짜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엘아이에스는) 그동안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상태에서 감자 절차로 채무를 탕감하고, 분할 변제할 금액을 유상증자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KG그룹의 쌍용차(현 KG모빌리티) 인수를 비슷한 예로 들었다. KG그룹은 3655억원을 투입해 쌍용차의 회생 채권을 상환했으며 감자 뒤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KG그룹이 쌍용차를 살려냈듯 SM그룹이 엘아이에스를 알짜 기업으로 변모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M&A 전문가는 "우오현 회장의 행보를 짚어보면 이번 유상증자 참여는 인수 대상 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두고 충분한 검토를 진행한 결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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