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M&A
제주항공, 인수 철회할까
회사 측 "인수 의지 변함 없다"…일각 "최악 경영위기에 무산" 관측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6일 15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제주항공이 당초 계획한 이스타항공 인수계약을 체결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SPA)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경영권 인수 절차에 돌입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51.15%)를 약 695억원에 매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본계약을 체결하지는 못했다. 이미 2~3차례 인수계약을 연기하고 조건 등을 협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 수록 이스타항공 뿐만 아니라 LCC업계 전체의 경영위기가 더욱 심해진다는 데에 있다. 한일관계 악화, 유가 및 환율 상승에 더불어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LCC 업계 전체가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거래대상인 이스타항공 뿐만 아니라 인수자 제주항공도 경영난을 걱정해야 할 처지인 셈이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지난 25일 연말정산 정산금을 포함한 임직원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하기로 했다. 상무보 이상 임원은 급여 30%를 반납할 예정이다. 3월부턴 운항 및 객실 승무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근무일, 근무시간을 단축한다. 직원들은 일주일에 3~4일 근무하거나, 하루에 4시간을 일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단축 근무에 돌입하는 직원들은 현재 급여의 50~80%를 수령한다.


LCC 1위 제주항공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경영진이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키로 했다. 승무원 대상으로 진행했던 무급휴가 제도 역시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했다가 지난 25일 급여 70%를 주는 유급휴가로 변경했다. 


항공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를 걷자 제주항공이 추진하는 이스타항공 인수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31일로 예정된 SPA를 한 차례 미룬데 이어 1월31일 다시 한번 더 계약 체결을 연기했다. 직접적인 연기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스타항공 M&A에 이상기류가 흐르는 것으로 감지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실사를 2월까지 늘리고 2월중 SPA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공시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 인수 셈법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막상 실사를 해보니 거래 가격 조정 없이는 제주항공과 시너지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 중국, 대만을 위주로 하는 이스타항공의 현 노선도 제주항공과 상당히 겹쳐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더라도 M&A가 제살깎기로 변질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M&A 매물로 나온 지난해 하반기와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당시엔 일본 노선에서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대만과 홍콩, 동남아 노선 등을 개척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모든 단거리 노선이 사실상 폐쇄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악재와 맞물려 제주항공 독자 생존부터 모색해야 할 처지"라고 전했다.   


다만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당분간 제주항공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실사를 아직 진행하고 있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스타항공 인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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