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자본금 500억 이상 쏜다
[신탁사 예비인가 경쟁] 농협·한투·대신 등 유력 후보…자본규모 클수록 가점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접수한 대형 금융회사들이 자본금을 500억원 이상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항목 중 자기자본은 10%를 차지하며 규모가 클수록 가점이 주어진다.


30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NH농협부동산신탁(NH농협금융지주)과 한투부동산신탁(한국금융지주), 대신자산신탁(대신증권),부산부동산신탁(스톤브릿지 PEF) 등이 자본금 500억원 이상을 제시한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NH농협부동산신탁이 가장 많은 600억원을 제출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은행과 증권사들로 구성한 후보들의 자금동원력이 좋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라고 말했다. 우월한 자금력을 앞세우면서 이들 후보가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신탁사 예비인가를 신청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7인의 외부평가위원회를 선정해 심사를 실시한다. 심사배점은 총 1000점으로 이중 사업계획이 400점으로 가장 많다. 이어 대주주 적합성(200점), 이해상충방지체계와 인력·물적 설비(각각 150점), 자기자본(100점) 순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기자본 규모가 클수록 가점이 주어진다”며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자본금의 상한선이 있기 때문에 이를 넘길 경우 점수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탁업계에서는 비중이 가장 높은 사업계획 등을 심사하는 과정에서도 사업 경험이 풍부한 대형 금융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신영자산신탁(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과 연합자산신탁(부국증권), 에이엠자산신탁(마스턴투자운용, 이지스자산운용,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증권사들이 다수 참여한 만큼, 자금동원력은 검증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개인주주로 구성한 대한자산신탁, 더조은자산신탁, 바른자산신탁 등은 자본금 규모가 5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부동산 시행사로서 최근 토러스투자증권과 생보부동산신탁 인수에 실패한 진원이애씨의 제이원부동산신탁도 자금 동원력이 떨어질 것이란 평이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설립할 예정인 큐로자산신탁의 자본금은 250억원으로 대형사들의 절반 수준이다.


신탁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신탁업의 경쟁력 강화와 형평성을 놓고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신규 인가를 받은 신탁사에게 별도의 신청 없이 2년 뒤 차입형 신탁을 허가하겠다는 것은 대형 금융회사의 진입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며 “대형 금융회사가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지만 한 곳 정도는 중소형사 혹은 지역적 안배를 고려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예비인가를 신청한 후보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고 언급할 수도 없다”며 “금융감독원에서 세세한 평가항목을 만들고 외부평가위원과 함께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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