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보험 영토확장
원종규 사장 의지? 코리안리, 미국·유럽 공략 강화
최종 목표 해외수재 비중 90%…핵심거점 미국, 스위스법인 흑자 전환 시점도 주목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6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국내 유일의 토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보험업계에서 해외 영토확장에 적극 나서는 곳으로 손꼽힌다.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보험료가 전체 수취보험료의 3분의 1에 이르는 만큼 해외 사업은 신규 성장동력이 아닌 본업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리안리는 해외 사업 실적을 안정적 궤도에 올리기 위해 비(非) 아시아지역 공략에 더욱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지난해 해외에서 모두 2조6400억원의 보험료 수입을 거뒀다. 2022년(2조4670억원)과 비교해 7.0% 증가한 수치다.


전체 수취보험료에서 해외수재(재보험 계약을 통해 위험을 인수하는 것)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이전 회계기준(IFRS4) 31.5%로 1년 전(25.4%)보다 6.1%포인트 증가했다. 해외수재 보험료 규모가 커진 데다 국내 부문 포트폴리오 조정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국내 기업성 및 가계성 수취보험료는 모두 2022년보다 규모가 축소됐다.


새 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하면 지난해 해외수재 비중은 40.2%에 이른다. 새 제도에서 해외사업 성과가 더욱 도드라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재보험사 보험요율이 상승하는 등 하드마켓 상황에서 신규 인수 증대 및 요율 인상 영향 등으로 해외수재 부문이 고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수재는 외국 보험회사의 원보험을 두고 재보험을 받는 것을 말한다.


코리안리는 오너 경영인인 원종규 사장이 2013년 취임한 뒤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 사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더 이상 성장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 해외 진출 국가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특히 2027년까지 해외 포트폴리오 비중을 50%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9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원 사장의 해외 사업 확대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는 지난해 해외 출장 일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내 금융산업의 강점을 알리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 두 차례 참석했는데 원 사장은 두 번의 해외 일정에 모두 참석했다. 


코리안리는 창업주 고(故) 원혁희 회장의 장남인 원종익 회장과 삼남인 원 사장의 형제 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원 회장은 사내이사로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전체 경영은 원 사장이 맡고 있다.


원 사장의 해외사업 확대 의지에 따라 빠르게 진출 국가를 늘린 코리안리는 현재 모두 9개 국가에 11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홍콩, 영국, 스위스, 미국 등 4곳에는 현지법인을 세웠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라부안), 두바이, 중국(상하이) 등 4곳에는 지점을 두고 있다. 일본 도쿄, 영국 런던, 콜롬비아 보고타에는 주재사무소를 설치했다.


2020년 이후로 진출한 지역을 보면 코리안리의 해외사업 전략 방향이 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코리안리가 최근에 진출한 지역은 스위스 취리히(법인), 중국 상하이(지점), 콜롬비아 보고타(주재사무소), 미국 뉴저지(중개법인) 등으로 비아시아 지역이 세 곳이나 된다.


코리안리는 해외수재 보험료 기준 아시아지역 비중이 큰 만큼 미국·유럽지역 등에서 사업 규모를 더욱 확대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꾀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역별 해외수재 포트폴리오에서 아시아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차츰 줄고 비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 증가했다.


해외수재 포트폴리오에서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5.0%에서 2023년 46.2%로 줄었다. 미주 지역 비중은 2019년 27.3%에서 2022년 29.5%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27.9%로 감소했다. 유럽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4.9%에서 2023년 21.2%로 늘었다.



코리안리가 아시아지역 외 다른 지역 비중 확대를 추진하는 만큼 미국·유럽지역에서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현지법인의 실적도 눈길을 끈다. 영국, 미국, 스위스의 현지법인은 코리안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2015년 설립한 영국법인은 2022년 이후로 흑자를 내고 있다. 2019년과 2021년 세운 스위스법인과 미국법인은 아직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곳 법인의 지난해 순손실은 약 96억원으로 지난해 코리안리 연간 순이익(2824억원)과 비교해 규모가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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