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글로벌 골프 장비·의류 기업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가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센트로이드PE)가 2조원을 투자해 품에 안은 지 약 2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시장은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과감하게 신제품을 출시하는 경영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일러메이드는 지난해 매출 약 16억달러(약 2조원)를 올렸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억5000만달러(약 3200억원)를 돌파했다. 이는 센트로이드PE가 인수하기 직전 해인 2020년 말 대비 각각 70%, 150% 증가한 수치다. 2021년과 비교하면 매출과 EBITDA는 각각 23%, 25% 늘었다.

센트로이드PE는 2021년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며 EBITDA/멀티플을 15배로 책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현 기업가치를 산출하면 약 4조80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인수 당시보다 약 2.4배 증가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테일러메이드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에 주목해 업사이드(성장잠재력)가 있다고 본 센트로이드PE의 판단이 적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가 급속도로 성장한 원인으로는 공격적인 시장 확대 전략이 꼽힌다. 센트로이드PE는 인수 직후 골프공 생산 능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 테일러메이드코리아를 통해 200억원에 낫소골프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 카본 페이스 드라이버 '스텔스 시리즈'를 출시하고, 5피스 프리미엄 골프공 판매를 늘리는 등 제품 라인업도 확대했다.

미국 골프장 운영회사인 '콘서트골프파트너스'와의 협업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콘서트골프파트너스는 센트로이드PE가 지난해 글로벌 PEF '클리어레이크'와 공동으로 인수한 회사다. 미국 내 약 30여개의 프리미엄 회원제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데, 지난해테일러메이드와 협업 및 제휴를 통해 2021년 대비 EBTDA를 40% 이상 성장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업종 기업과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볼트온(bolt-on) 투자도 이어졌다. 올 초 약 8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회사인 팝스트로크를 인수했다. 팝스트로크는 레스토랑과 퍼팅 그린을 결합한 골프엔터테인먼트 회사다. 현재 미국 관련 시장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장비 및 의류 회사를 넘어 사업을 골프 영역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센트로이드PE는 앞으로도 테일러메이드 기업가치 가치제고에 힘쓸 방침이다. 특히 그간 두 차례 진행한 볼트온 투자는 물론, 인수합병(M&A), 자본적지출(CAPEX)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테일러메이드가 단기간 급성장하면서 센트로이드PE의 자금회수(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며 "미국은 스포츠 관련 다양한 전략적투자자(SI)들이 존재하고, 재무적투자자(FI) 간에도 세컨더리 거래가 활발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각작업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사업 및 성장 잠재력에 관심을 느낀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한편 센트로이드PE는 투자 대상 발굴 및 포트폴리오 기업 운용 전략 체계화를 위한 인력 보강을 계속하고 있다. 2021년·2022년에는 전무급 인력을 채용했고, 올해는 상무급 및 실무 인력 충원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