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종합건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0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20년 -8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 -1399억원, 지난해 -1789억원으로 악화됐다. 

영업현금흐름 악화는 공사미수금 증가와 선급금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토지 계약금 등으로 현금이 대거 유출됐고 착공 이후 분양 부진 등으로 공사대급을 제때 지급받지 못해 현금이 돌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금회수가 이뤄지지 못하면 건설사가 자체자금으로 버텨야 하는 만큼 재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특수관계자에 대한 대규모 대여금도 현금흐름 악화에 한 몫했다. 서해종합건설은 지난해 100% 자회사 KL산업(케이엘산업)에게 2547억원을 대여했다. KL산업은 서울 온수역 럭비구장 개발을 추진하는 사업주체다. 온수역 럭비구장 개발은 현재 사업성 악화, 브릿지론 연장, 대체부지 확보 등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해종합건설은 KL산업에 대한 전체 대여금 중 1397억원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서해종합건설은 KL산업이 남서울새마을금고 등 대주단으로부터 빌린 브릿지론에 대해 연대보증도 서고 있다. 해당 브릿지론의 보증한도금액은 총 7788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 서해종합건설의 현금성자산은 176억원에 불과하며 현금화하기 쉬운 당좌자산은 3909억원 규모다.

서해종합건설의 순현금 유입을 알 수 있는 잉여현금흐름도 악화 추세다. 2020년 잉여현금흐름은 15억원에 그쳤으며 2021년 -1403억원, 지난해 -1790억원으로 나빠졌다. 

이에 반해 차입금 규모는 대폭 증가한 상태다. 2020년 1540억원이던 총차입금은 2021년 1907억원에 이어 지난해 4267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2021년 956억원이었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3222억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공사대금 및 분양대금, 대여금 등의 회수가 지연되면서 부족한 운전자금을 보충하기 위해 외부차입 규모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차입금 등 각종 차입금을 포함해 매입채무나 미지급금 등 서해종합건설의 전체 금융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4598억원 규모다. 

이 중 1년 내 갚아야 하는 금액이 전체의 86.7%(3988억원)에 달한다. 서해종합건설의 지난해 총차입금의존도는 43.9배에 이른다. 총차입금/EBITDA는 22.9배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이자보상배율은 1.7배에 그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내는 데도 빠듯한 실정인 것이다.

서해종합건설은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며 김영춘 회장은 폭행 및 협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회사 안팎으로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해종합건설의 재무구조가 좋지 않아 눈여겨 보고 있다"며 "회사의 최대사업인 온수역 개발에서 문제가 터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