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 오너일가에 매년 고액배당을 안기던 한국프리시전웍스(舊 엠케이테크놀로지, MKT)가 근래 들어 배당을 중단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재계는 한국프리시전웍스가 규제당국으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의심을 산 데다 조현범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돼 있는 만큼 '눈치'를 본 것 아니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프리시전웍스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이 2011년 인수한 타이어 몰드 제작사다. 인수 주체는 한국타이어(現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와 조 회장,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설립한 MKT홀딩스다. 이후 한국프리시전웍스가 MKT홀딩스를 역합병하면서 현재는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 조 회장, 조현식 고문 등 주주 3인이 지분 100%를 소유 중이다.

이 회사는 타이어 금형을 제작하는 기업의 특성상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일감을 통해 고속성장을 이뤄왔다. 최근 5년간의 실적만 봐도 총매출 5541억원 가운데 59.9%(3318억원)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비롯한 해외 한국타이어 생산법인으로부터 올렸다.

한국프리시전웍스는 이를 통해 결산연도 2015년부터 2020년까진 주주 3인에게 매년 배당을 실시해 왔다. 배당규모는 82억원에서 최대 134억원에 이르렀고 5년간 총액은 463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성향도 일반적인 상장사를 크게 상회했다. 한국프리시전웍스의 매년 배당성향을 보면 2016년의 경우 84.8%에 달했고 마지막 배당이었던 2020년에도 59.8%를 기록했다. 이 덕분에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231억원), 조현범 회장(138억원), 조현식 고문은(92억원)은 5년간 매년 18억원에서 46억원의 가외수익을 챙겼다.

하지만 한국프리시전웍스는 2020년 결산배당을 끝으로 배당을 중단한 상태다. 특히 내부거래 일감을 통해 2021년과 지난해 각각 113억원, 179억원의 순이익을 냈음에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아 시장으로부터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시장은 배당 중단 배경으로 조현범 회장의 리스크 헷지 전략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국프리시전웍스와의 타이어 몰드 거래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자회사에 타이어 몰드값을 비싸게 쳐준 이후 배당을 통해 조현범 회장 등이 사익을 편취했다고 본 것이다. 아울러 조 회장은 현재 2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인 터라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를 통한 배당수익이 신변에 부담이 됐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한편 한국앤컴퍼니 측은 한국프리시전웍스의 배당과 관련한 딜사이트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