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비투엔이 경영권 매각과 함께 대규모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불거졌다. 인수자측이 재무적투자자(FI)를 대거 포함시킨데다, 경영권 매각 전 최대주주 지분에 맞먹는 지분을 보유했던 창업멤버들이 퇴사나 증여를 통해 지분을 분산시킨데 따른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영권 인수자(SI)가 취득하는 지분 외에는 전량이 매도대기 물량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비투엔 최대주주 조광원 대표는 지난 13일 전략적 투자자(SI)인 비투엔인수목적제일차주식회사 등과 경영권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비투엔인수목적제일차주식회사는 FI 5곳 함께 조 대표 및 특수관계인 주식 1102만주(29.07%)를 주당 평균 3464원씩 총 364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주목할 점은 비투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지난해 9월말 기준 60.43%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중 이번 경영권 인수에서 SI가 인수하는 500만주(16.04%)를 제외하면 모두 매도대기 물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투엔인수목적제일차주식회사는 낮은 가격에 경영권을 인수하지만 그 차액은 소액주주에게 전가하는 모양새가 됐다.

비투엔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조 대표 지분율이 31.83%다. 이외 10여명의 특수관계자가 나머지 지분 28.6%를 보유했다. 이들은 창립 멤버나 초기 투자자들이다. 비투엔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사주에 무상출연하고 주요주주가 증여에 나서는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분산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주요 주주인 조 대표, 이창수 위원, 장현호 위원 등은 총 62만여주를 우리사주에 무상출연했다. 이어 이 위원과 장 위원은 각각 26만주, 28만주를 배우자에게 증여했다. 이중 장 위원은 지난 1월 퇴임해 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됐다. 퇴임 당시 보유주식수는 127만여주다. 이 위원은 올해들어 보유 주식 227만주 중 73만주를 추가 증여했다. 해당 물량은 이미 매물로 소화됐거나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다리는 대기매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 역시 회사를 떠나기로 하면서 매각 후 잔여지분(약 1%) 역시 매도 대기물량이 된다.

여기에 전환청구권이 행사 중인 2회차 CB 물량을 더하면 오버행(공급과잉) 우려는 더 커진다. 이날 기준 미상환 CB는 2회차 53억원, 3회차 120억원이다. 특히 2회차 CB의 전환가액은 2355원이라 전환청구권 행사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현재 매도대기 물량은 ▲기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했던 지분 1855만주(60.43%) 중 500만주를 제외한 1355만주 ▲2, 3회차 CB 전환 몫(약 565만주) 등이다. 이를 지분율로 계산하면 53%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비투엔은 경영권 매각 사실을 공시하기 직전 주가가 급등세를 보여 매도물량 출회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소액주주다. 주가가 급등한 상태에서 주식을 매입한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조 대표 등 창업 멤버 일부가 회사를 그만두기로 하면서 실적 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비투엔 관계자는 "현재 경영권 매각이 진행 중"이라며 "사업성 지속과 관련해 일반 직원의 고용승계는 확답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투엔 관계자는 "그동안 유통주식이 너무 없어 이번 경영권 매각으로 거래 활성화를 기대한다"며 "기존 사업 핵심 인력은 그대로 있으며 신사업 추진을 통해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