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감성코퍼레이션이 올해 배당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지속된 적자로 이익잉여금을 쌓지 못한 탓에 2000년 이후 한 번도 배당을 진행하지 않은 까닭에서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 회사가 배당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데다 올 1분기 이익잉여금을 쌓기 시작했단 점에서 올해는 주주환원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감성코퍼레이션은 1994년 설립된 버추얼텍이 전신으로 사업 초기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해왔다. 문제는 2000년 코스닥 상장 후 2014년까지 줄곧 적자를 기록했단 점이다. 수익성 높은 용역매출(인트라넷 시스템 구축 등)은 줄고 상품매출(컴퓨터·주변 기기 등)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에 이 회사는 2001년 40억원에 달했던 이익잉여금을 모두 소진했고, 지속된 순적자로 2014년 결손금이 109억원에 달했다. 이후 고지(신문 폐품), SI(System Integration), 연료전지 사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발을 넓혔지만 들쭉날쭉 한 수익성으로 인해 결손금을 해소하진 못했다. 이에 코스닥에 상장됐던 2000년 이후 20년 넘게 배당을 못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은 건 2019년 김호선 대표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부터다. 김 대표는 같은 해 의류회사인 '데브그루'를 설립했고, 10월에는 일본 캠핑 브랜드 '스노우피크' 어패럴(의류) 관련 독점 라이선스를 취득해 의류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미 스노우피크가 '캠핑계의 샤넬'로 불릴 만큼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캠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 회사 매출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 2019년만 해도 감성코퍼레이션은 14억원(연결기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2021년(데브그루 흡수합병 후) 별도 기준 영업이익 12억원, 순이익 3억원으로 흑자전환 했다. 이어 작년에는 영업이익 162억원, 순이익 151억원을 기록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해당 기간 결손금 규모는 ▲2020년 189억원 ▲2021년 184억원 ▲2022년 32억원으로 줄었고 올 1분기엔 6억2404만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았다.

이에 증권가에선 감성코퍼레이션이 올해 배당에 나설 수도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연간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감성코퍼레이션 역시 보고서를 통해 조속히 배당가능 재원을 확보해 주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겠단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엔데믹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어 감성코퍼레이션은 연간 26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대만, 중국 본토 등 해외 사업 확장 계획을 가지고 있고 이미 현지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어 수익 성장 여력도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주주환원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감성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배당과 관련해선 주주총회에서 논의할 부분이라 현재는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