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수처리센터 편입을 앞두고 있는 SK리츠가 3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SK리츠는 업계 평균을 웃돌고 있는 LTV(담보인정비율)를 60% 밑으로 낮춰 비히클 안정성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리츠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주당 4485원에 보통주 7357만8600주를 새롭게 발행해 3300억원을 조달한다는 목표다. 배정기준일은 다음달 11일이며 실권주는 일반에 공모된다. 유상증자 주관 업무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지난 2021년 9월에 상장된 SK리츠는 스폰서(대기업 계열) 리츠로 SK서린빌딩, SK 분당U타워 등을 기초자산으로 두고 있다. 특히 국내에 상장된 23개 리츠 가운데 가장 많은 3조1000억원 가량의 자산총액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1조원 규모의 '이천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까지 품게 되면 상장 리츠 최초로 자산총액이 4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자산총액 2위인 롯데리츠(약 2조3600억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되는 셈이다.

탑티어(Top-Tier) 리츠인 만큼 자금조달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업계 최고 수준인 AA- 신용등급을 획득해 조달 비용 부담을 덜었다. 상장 리츠 신용등급은 'BBB+'에서 'AA-'에 분포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업계 최초로 전자단기사채와 CB(전환사채)를 발행해 조달 파이프라인을 다각화 했다.

다만 대출 상환 리스크와 직결돼 있는 LTV가 높다는 건 SK리츠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 SK리츠의 현재 LTV는 69.1% 수준으로 'K-리츠' 평균인 57%를 상회한다. 신규 자산 편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SK리츠가 3300억원 규모의 유증에 나서게 된 배경이다.

SK리츠는 새롭게 조달하는 자금의 대부분인 3200억원을 채권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우선 3개월 단위로 롤오버(만기연장) 되고 있는 2240억원 가량의 전자단기사채를 상환하는 데 쓸 계획이다. 이외에 960억원은 올해 10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갚는데 투입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100억원은 운영자금 목적으로 확보한다.

채권 상환이 이뤄지면 SK리츠의 LTV는 기존 69.1%에서 58.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3200억원의 사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효과를 보이면서 부채 부담을 덜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SK리츠의 총 자산은 3조1100억원 가량으로 이 가운데 자본이 96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2조1500억원이 부채인데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담보대출(1조7300억원), 사채 (3200억원), 임대보증금(1000억원)으로 구성된다. 이후 사채 상환분에다가 100억원의 운용 자금까지 반영되면 SK리츠의 자본계정은 1조2900억원으로 증액된다. 반면 부채는 1조8300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SK리츠의 LTV가 10.4%p(포인트) 가량 낮아지게 되는 배경이다.

SK리츠운용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안정성 강화와 배당 여력 강화 등의 이점을 확보하기 위해 LTV를 60% 이하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후에도 주유소 매각을 통한 특별배당, 고수익 자산 편입 등을 통해서도 배당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