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흥국자산운용이 오피스, 리테일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전담할 임원을 새롭게 발탁했다. 중대형 운용사를 거치며 부동산 및 리츠 실무를 담당한 이상만 본부장을 부동산투자본부 헤드로 영입했다. 이를 두고 운용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진출을 염두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자산운용은 최근 부동산투자본부를 이끌 새 임원으로 이상만 본부장을 선임했다.

흥국자산운용처럼 보험사(흥국생명)를 계열사로 둔 운용사는 채권운용에 특화된 면모를 보인다. 실제로 흥국자산운용의 37조4135억원 가량인 전체 운용자산(AUM)에서 채권의 비중은 62.5%(23조3792억원)에 달한다.

흥국자산운용은 대체투자와 관련된 조직을 세분화해 두고 있다. '부동산투자본부'와 별개로 항공기, 태양광 등을 전담하는 '대체투자본부'와 인수금융을 담당하는 '투자금융본부'가 꾸려져 있다. 이들 3개 본부는 CIO(최고투자책임자) 산하에 편제 돼 있는 주식운용본부, 채권운용본부, 글로벌솔루션본부와 달리 대표이사 직속이라는 게 특징이다.

흥국자산운용은 지난 2021년 6월 리테일, 오피스, 물류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고자 부동산투자본부를 설립했다. 이번에 새롭게 발탁된 이 본부장은 초대 본부장이자 전임자인 김홍직 이사의 뒤를 이은 두 번째 총괄자다.

이 본부장의 발탁 배경을 놓고 리츠 진출을 염두한 인사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중견운용사들의 리츠 시장 진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흥국자산운용도 리츠 AMC(자산관리회사) 대열에 합류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최근 1년 사이에 코람코자산운용, 메테우스자산운용, 리딩자산운용 등이 리츠 AMC 라이센스를 획득했다. 또 현대자산운용 지난 6월 중소형급인 '호텔 더 디자이너스 인천'을 자산으로 삼은 1호 리츠를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이 본부장의 이력이 리츠 진출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전임자인 김 이사와 달리 리츠 관련 업무를 맡은 경험이 있다. 지난 2021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서 리츠사업본부 소속으로 일했다. 또 다른 친정인 코레이트자산운용이 리츠를 영위하고 있는 하우스라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탠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부동산투자본부의 주요 섹터인 리테일, 오피스, 물류센터 등은 리츠의 단골 자산인 만큼 리츠 사업의 최대 관건이 되는 유망 자산을 확보하는데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세간의 관측에 대해 흥국자산운용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시장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이상만 본부장을 영입했다"며 "리츠 AMC 인가 획득과 관련된 사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