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권오수 회장 아들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이사가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의 차기 회장 입지를 굳혀가는 가운데 권 회장 딸 권민아 씨는 단순히 오너가 일원으로만 남을 가능성이 크단 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권 씨가 계열사 2곳에서 등기임원을 맡고 있으나 그룹 경영권을 염두에 뒀다기에는 무리가 있는 까닭이다.

1988년생인 권민아 씨는 두 살 터울의 오빠 권혁민 대표에 비해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이는 권 씨가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상장사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뿐더러 이 회사 임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씨가 ▲차란차 ▲브리티시오토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오빠와 함께 그룹을 이끌어 나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권민아 씨는 2018년 10월부터 차란차 기타비상무이사로 근무 중이며, 작년 11월부턴 브리티시오토 감사로도 재직하고 있다. 차란차는 도이치모터스가 사업 확장을 위해 2013년 '지카'란 사명으로 설립한 온라인 상거래 업체다. 당초 도이치모터스의 이 회사 지분율이 100%였으나, 수차례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현재 50.1%로 낮아졌다. 2019년 설립된 브리티시오토는 재규어랜드로버 딜러사로, 도이치모터스가 지분 전량을 보유 중이다.

다만 시장에선 권민아 씨의 경영승계 가능성이 지극히 낮단 반응 일색이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의 현재 사업구조상 권씨가 떼어갈 만한 계열사가 없단 이유에서다. 신차 판매와 인증중고차, 파이낸셜 등 주력 사업들이 모두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의 사업군은 크게 ▲수입 신차 ▲인증중고차 ▲오프라인 중고차 ▲온라인 중고차 ▲부동산 투자 ▲파이낸셜로 구분할 수 있다. 딜러권의 경우 ▲BMW ▲미니 ▲아우디 ▲포르쉐 ▲람보르기니 ▲재규어랜드로버 총 6개의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 도이치오토모빌그룹의 신차 판매량은 할부금융 수익(도이치파이낸셜)과 비례할 뿐 아니라 인증중고차 사업은 해당 브랜드가 직접 품질을 보증해 준단 점에서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다.

중고차 사업을 넘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온·오프라인 중고차 매매 플랫폼인 차란차와 도이치오토월드가 한 묶음으로 분류되고 있어서다. 도이치오토월드는 도이치모터스가 100% 지배력을 행사하는 만큼 권혁민 대표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는 최근 오프라인 매매단지인 부산 사직오토랜드를 인수했는데, 권 대표가 외연 확장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권민아 씨의 존재가 그동안 철저하게 감춰졌던 것은 경영과 무관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더욱이 중고차 사업의 경우 전문성이 중요한 만큼 권 씨가 승계받기에도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너가로서 실제 경영에 참여하기보단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지배력만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이치모터스 측에 권민아 씨의 경영 참여 가능성 등에 대해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