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마인드브릿지와 베이직하우스, 쥬시쥬디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 의류 회사 TBH글로벌이 지난해 중국 법인을 정리하고 말레이시아에 신규 법인을 신설하는 등 해외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내실 다지기를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 법인을 거점삼아 동남아 시장까지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TBH글로벌은 지난해 중국 법인 청산을 결정했다. 이 회사의 중국 사업은 과거 이 회사의 효자사업이었다. 2015년만 해도 중국 내 1700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5000억원 대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한령(한류 콘텐츠 금지령)과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발생하면서 성장세가 눈에 띄게 하락하기 시작했단 점이다. 

실제 2018년부터 매출은 4000억원대로 떨어졌고, 순이익은 마이너스(-) 16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 이후 줄곧 뒷걸음질 치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까지 몰아치면서  TBH글로벌은 4년(2019~2022년) 간 883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냈고, 결국 지난해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TBH글로벌이 중국 법인을 정리한 작년, 말레이시아에 신규 법인(TBH GLOBAL (M) SDN.)을 설립했단 점이다.

TBH글로벌이 말레이시아를 신규 거점으로 점찍은 이유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중산층이 늘면서 소비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는 데다 이곳이 동남아 내에서 온라인 쇼핑에 대해 가장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자료만 봐도 말레이시아는 MCO(이동 통제 명령) 등이 풀리며 사무실 복귀 인원이 늘어나고 있어 패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의류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도 "말레이시아는 경제성장과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에 따라 패션 시장의 구매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데다,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국 패션의 선호도와 수요가 높아 한국 업체의 진출이 활발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말레이시아는 전체 패션 매출 20% 이상이 온라인으로 발생할 만큼 동남아 권역에서 인터넷 인프라가 우수한 지역으로, 비대면 온라인 유통 채널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는 TBH글로벌의 방향성과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 지역이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이슬람 문화의 지역 허브 역할을 담당하는 곳으로 동남아 시장 확대를 위해 거점으로 활약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TBH글로벌 관계자는 "자사는 현재까지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동남아 패션전문 이커머스 플랫폼인 ZALORA에 입점해 매출을 올리고 있고, 다양한 현지 플랫폼과 협업 및 합작투자 등을 추진 중에 있다"며 "말레이시아를 필두로 동남아 시장 전역에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