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TBH글로벌이 내년부터 잡화 및 코스메틱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기존 주력 사업인 패션만으론 지속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특히 패션과 잡화의 경우 유럽 명품 제품의 병행수입까지 고려하는 등 강한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다만 무신사를 비롯해 29CM와 W컨셉 등 유사한 사업을 전개하는 회사가 많은 터라 경쟁력 제고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TBH글로벌이 내년부터 패션 뿐만 아니라 잡화와 코스메틱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2000년 설립된 이 회사는 그간 마인드브릿지, 쥬시쥬디, 베이직하우스 등 3개의 자체 브랜드를 운영해 왔다.

20년 넘게 패션 사업만 영위해왔던 TBH글로벌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변모를 꾀하게 된 것은 2012년 이후 성장이 사실상 멈춘 데다 수익성은 뒷걸음질 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2012년 1735억원이던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2031억원으로 17.1%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같은 기간 92.9% 감소했다. 즉 기업영속성 확보를 위해 기존 큐레이션 역량을 살릴 수 있는 뷰티, 라이프 등으로 발을 뻗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TBH글로벌은 지금껏 의류에만 집중해온 사업을 모자, 머플러 등의 패션 잡화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최근 29CM, 무신사 등의 패션 플랫폼이 뛰어들고 있는 생활 잡화(인테리어 소품 등)까진 진출하지 않는단 방침이다. 기존 패션 사업과 최대한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사업 위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 회사는 명품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에 내년부터 유럽 명품 제품을 현지에서 병행 수입해 국내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개할 예정이다. 아직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시점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구찌와 보테가 베네타·발렌티노·발렌시아가·버버리·톰 브라운·아미·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내년 봄·여름 시즌에 아울렛을 중심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시장에선 TBH글로벌의 이같은 카테고리 다각화 전략은 과거 타 패션 플랫폼이 걸어간 발자취를 그대로 쫒아가는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W컨셉, 29CM 등이 패션에서 화장품, 생활용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했고, 무신사와 에이블리와 같은 패션플랫폼도 일찌감치 명품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TBH글로벌이 패션 사업을 영위하면서 발전시켜온 상품 큐레이션 역량을 마진율이 높은 화장품 판매에 적용시키면서 거래액 규모를 단숨에 늘리려는 복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회사의 전략은 타 이커머스 플랫폼의 사업 방식과 중복되기 때문에 단순히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전략만으론 TBH글로벌만의 경쟁력을 제고하긴 쉽잖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TBH글로벌 관계자는 "시장에 많은 플레이어가 있어 사업이 쉽잖지는 않겠지만 그간 쌓은 노하우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 주력해 왔던 사업(패션)과 공통된 성격을 공유하는 카테고리(뷰티·라이프)를 사업 영역에 추가함으로써 앞으로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케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