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스테비아 토마토를 양산하는 국내 벤처기업 '우듬지팜'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회수(엑시트)에 나섰다. 국내 벤처캐피탈인 '패스파인더H'가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해 투자 3년 만에 멀티플(배수) 4배에 육박하는 성과를 냈다. 'BNK벤처투자'와 'CKD창업투자'도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다. 두 운용사의 멀티플도 4~5배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패스파인더H는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에 걸쳐 우듬지팜 보유주식 전량(236만4300주)을 장내 매도해 약 79억원을 회수했다. 회사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당일(19일)부터 투자회수(엑시트)에 나섰다.

패스파인더H는 우듬지팜 투자로 멀티플 4배에 육박하는 성과를 냈다. 투자기간이 약 3년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부수익률(IRR)은 50%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패스파인더H는 지난 2020년 9월 우듬지팜이 발행한 전환사채(CB) 20억원어치를 취득했다.

투자기구(비히클)로는 지난 2017년 8월 결성한 100억원 규모 펀드 '6차산업화투자조합'을 활용했다. 약정총액(AUM)의 5분의 1에 이르는 금액을 우듬지팜 한 곳에 쏟아붓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셈이다. 이 펀드의 주축출자자(앵커LP)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이 운용하는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농식품모태펀드)로 총 70억원을 댔다.

우듬지팜의 초기투자자인 'BNK벤처투자'(전 유큐아이파트너스)와 'CKD창업투자'도 회사 상장 직후 보유 중인 주식 대부분을 매도했다. BNK벤처투자는 보유주식의 약 3분의 2인 248만주를 장내 매도해 91억원 가량을 회수했다. BNK벤처투자의 남은 주식 수는 130만2400주(2.95%)다. 'CKD창업투자'도 같은 시기 비슷한 수준의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BNK벤처투자와 CKD창업투자는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도 자산운용사 및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에 보통주 구주를 매도해 각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회수한 바 있다. 남은 지분의 회수가 완료되면 두 운용사의 멀티플은 4~5배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BNK벤처투자는 우듬지팜에 총 45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16년 8월 결성한 150억원 규모 농식품 펀드인 'UQIP 농식품투자조합 제2호'를 통해 2017년(30억원)과 2021년(10억원)에 걸쳐 자금을 집행하고 회사의 신규 CB를 취득했다. 또 2019년 결성한 벤처펀드인 'UQIP 혁신성장 follow-on 투자조합'을 활용해 우듬지팜에 5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CKD창업투자도 2016년 8월 결성된 농식품 펀드 'CKD 스마트팜 1호'(150억원)을 통해 2017년 30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우듬지팜은 농식품모태펀드 자금이 들어간 펀드를 통해 스테비아 토마토 양산 기술을 개발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며 "회사가 투자금을 활용해 상장에 성공하고 FI는 큰 수익을 얻게 된 벤처투자의 정석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농식품모태펀드 자금을 받아 상장한 첫 스마트팜 기업인 만큼 농금원에서도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벤처캐피탈이 우듬지팜 상장 직후 회수에 나선 반면,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우듬지팜과 장기 동행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회사는 오는 1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동헌 인커스캐피탈파트너스 대표와 최원경 트라이던트프라이빗에쿼티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임명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두 운용사는 지난 2022년 4월 205억원 규모 프로젝트 펀드를 공동으로 결성하고 이를 활용해 BNK벤처투자와 CKD창업투자 등으로부터 구주 보통주 645만주(14.6%)를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