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공매도와 관련된 내용으로 금융위원회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금융위원회에 대한 민사소송(손해배상청구)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금융당국의 주식투자자 보호 강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정 대표는 "국가(금융위원회)의 위법 내지 과실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한 소송"이라며 "주요 내용은 지난 2021년 공매도 금지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의 늑장 대응 및 공매도 금지 보도자료 배포 시 과실로 인해 발생한 금전 피해, 금융위원회 설치법에서 정한 투자자 보호 의무 소홀로 발생한 정신적 육체적 피해에 대한 청구"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금융위는 투자자 보호 강화를 통해 1400만 주식투자자들의 막대한 재산 피해 및 시위와 집회 및 민원 제기 등에 따른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야 한다"며 "법에서 정한 투자자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정부를 사법부가 보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지난 2020년 3월 13일  코로나19 판데믹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한국거래소의 요청으로 공매도 금지에 대한 보도자료를 작성하면서 '6개월간 유가증권, 코스닥, 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라는 내용만 기재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거래소와 주고받은 문서에 나오는 '시장조성자 공매도 예외'에 대해서는 기재하지 않았다.

실제 공매도 금지 첫날인 2020년 3월16일 평소보다 더 많은 시장조성자 공매도(코스피만 4408억원)가 쏟아졌다는 것이 정 대표의 주장이다.

정 대표는 이를 '금융위의 실책'으로 보고 지난 2021년 9월, 한투연 회원 434명 연명으로 감사원에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민감사청구'를 신청했다. 감사원은 이를 받아들여 감사인원 3명이 6일간 금융위원회에 대한 실지감사 후 공매도 금지 시 보도자료 기재내용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고 2022년 6월에 '기관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정대표는 "코로나19 당시 주식투자자는 물론이고 기재부장관과 여당 원내 대표도 조속한 공매도 금지를 촉구했지만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지를 미루면서 실기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천문학적 피해를 야기한 것은 금융위원회 실정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8년 5월,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019년 상반기까지 구축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던 무차입 공매도 모니터링(적발)시스템을 현재까지 약속을 불이행함으로써 신의를 위반한 것에 대한 피해 보상도 소장에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소장에는 정 대표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한 공매도 전산화 관련 민원을 기한을 넘기고도 답변 및 통화를 거부한 금융위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에 대한 정신적 피해보상 청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헌법 11조의 평등권 침해 소지가 있는 공매도 상환기간과 담보비율 문제를 지적하고 개인투자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차별로 인해 공매도 주체가 개인 대비 39배 수익을 가져간다는 가공할 논문이 발표되었다면서 공매도의 99% 가량을 점유하는 외국인과 기관의 특혜를 철폐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