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최근 유상증자(유증) 결정에 따른 주가 부진으로 박셀바이오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이제중 대표는 구주 매각 금액과 유증 발행가액 차이로 최소 수십억원대의 차익을 실현할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셀바이오는 지난 8월 시설 및 운영자금 확보 차원에서 100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배정 이후 실권주에 대해서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납입일은 11월 9일, 신주 상장일은 11월 23일이다. 

통상 유증은 시장에서 악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주배정 등 공모 유증의 경우 시가 대비 높은 할인율을 제공해 주가 변동 폭이 더욱 커진다.

박셀바이오도 마찬가지다. 박셀바이오는 유증 발표 이후 임상 발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잠시 주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날(16일 장마감 기준) 주가는 유증 발표 전인 8월 4일 3만4900원에서 26.4%나 감소한 2만5700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박셀바이오의 유증 발행가액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애당초 회사가 예상한 유증 발행가액은 2만5550원이었지만 계속되는 주가 하락으로 1차 발행가액은 2만3850원으로 내렸다. 

2차 발행가액이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아직 2차 발행가액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최근 5거래일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만9280원에 불과하다. 만약 주가 부진이 계속 된다면 최종 확정 발액가액(확정예정일 10월21일)은 더 낮아진다. 확정 발행가액은 1차와 2차 중 더 낮은 가액이 반영된다.

주가가 내려갈수록 주주들의 손해는 커질 수 밖에 없지만 정작 최대주주인 이제중 대표는 유증을 통해 보유 주식수를 대폭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이 대표가 유증에 참여하기 위해 발행가액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구주를 매각한 까닭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자신이 보유 중인 주식195만9820주(13.03%) 중 17만주(1.27%)를 매각했다. 처분 단가는 2만5515원이다. 이는 최근 5거래일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2차 발행가액(예상치)보다 6235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구주 매각 후 남은 이 대표의 주식수를 기준으로 배정 비율(0.2586875123)을 대입해 계산하면 총 50만6980주의 청약이 가능하며, 구주 매각 대금(약 43억원)으로 청약 가능한 주식 수의 44.5%(22만5607주) 가량을 가져올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물론 유증이 이뤄지는 만큼 최대주주의 지분도 어느 정도 희석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높은 가격의 구주매각과 낮은 가격의 유증 발행가액에 따른 차익으로 그 손해를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다른 주주들 대비 분명 이득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증으로 이제중 대표의 보유 주식수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주가가 오르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구주 매각 금액과 예상 유증 발행가액의 차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도 "이는 우리도 예상치 못한 것으로 당황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대표는 차익 발생으로 이득을 얻겠다는 의도가 전혀 없다"며 "실제로 구주 매출과 실제 발행가액간의 차익이 발생하면 그 만큼 청약 비중을 더 늘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