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M&A(인수·합병) 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윈저글로벌의 몸값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분할 당시 이 회사가 측정한 몸값이 약 900억원 수준으로 현재 거론되고 있는 2000억원의 45% 수준에 불과해서다. 일각에선 윈저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줄면서 이 회사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영업권으로 1000억원 이상 지출하는 건 과도하단 반응이 나오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7월 영위하고 있던 사업 가운데 위스키 '윈저', 'W시리즈' 부분을 매각하기 위해 회사를 인적분할 했다. 이로 인해 존속법인 윈저글로벌(구 디아지오코리아)과 이외 조니워커 등 주류 유통 판매 및 유통사업을 영위하는 신설 디아지오코리아가 설립됐다.

당시 윈저글로벌은 분할에 따라 95억원이던 자본금을 72억7925만원으로 줄였다. 분할 전 윈저글로벌의 보통주 190만주를 분할 후 윈저글로벌이 145만5850주, 디아지오코리아에 44만4150주로 나눈 것이다. 아울러 분할 전 윈저글로벌은 44만4150주를 275억원에 소각키로 결정했다. 이를 고려하면 1주당 약 6만2337원의 가격을 책정한 셈이며, 역산하면 자체적으로 윈저글로벌의 몸값을 908억원 수준으로 봤던 것으로 추정된다.

나아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분할 전인 2022 회계연도(2021년 7월~2022년 6월) 윈저글로벌이 거둔 당기순이익 177억원을 올해 상장한 나라셀라와 동일한 PER(주가수익비율) 5.19배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출하면 약 921억원이다.

윈저글로벌의 몸값이 1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원매자들이 2000억원여에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보니,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이 회사의 가치가 과하게 책정됐단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흥시장에서 로컬 위스키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윈저의 경우 골든블루에 밀리며 점유율마저 하락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MZ세대 등 젊은 층 위주로 위스키 저변이 확대되면서 윈저보다 고급 주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몸값이 과하단 반응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윈저는 과거부터 소위 '접대 술'로 불리는 위스키로, 유흥업 침체기로 소비가 많이 줄었다"며 "윈저가 매각을 추진하는 동안 골든블루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점도 윈저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스키 저변이 확대 되고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수요가 싱글몰트 등 고급 주류에 쏠려 있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긴 하겠지만 이를 고려하면 너무 비싼 가격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른 IB 관계자 역시 "다수의 회사가 윈저글로벌 인수에 관심을 드러내긴 했지만, 대부분이 사모펀드처럼 수익을 남기기 위해 접근했기 때문에 가격을 낮췄을 것"이라며 "위스키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하이트진로도 보수적으로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3월 베이사이드PE와 메티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은 디아지오로부터 윈저글로벌을 2000억원에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했다. 다만 해당 계약은 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딜(Deal)이 무산됐다. 나아가 최근 하이트진로 등 복수의 구매자가 윈저글로벌 인수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도 매각가는 작년과 비슷한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