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하이어 포 롱거'(Higher for longer·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맞춰 채권 ETF(상장지수펀드)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다. 글로벌 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과 손을 맞잡고 국내 투자자들에겐 접근이 어려웠던 하이일드(고위험 고수익 채권) 등 미국 채권 ETF 3종을 동시에 선보였다.

19일 삼성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미국채권 3종 ETF 출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에 삼성운용이 선보인 미국 채권 ETF 3종은 ▲KODEX iShares 미국 하이일드 액티브 ▲KODEX iShares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액티브 ▲KODEX iShares 미국 인플레이션 국채 액티브로 구성된다. 이들 ETF는 각각 블랙록의 대표 미국채권 ETF인 USHY, LQD, TIP를 1:1 재간접 형태로 투자한다.

이날 임태혁 삼성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블랙록은 세계 1등 ETF 운용사이면서도 훌륭한 채권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투자자 부의 증대라는 소명 아래 대한민국 1등 ETF와 글로벌 1등 ETF가 국경을 초월한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ETF의 월배당 시장은 주식형 위주로 구성이 돼 있기 때문에, 이번에 선보이는 ETF 3종은 매우 강력하고 훌륭한 월배당 ETF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운용은 KODEX iShares 미국 하이일드 액티브 ETF의 상품성을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블랙록의 노하우를 활용해 진입 문턱이 높았던 미국 하이일드(BB~D 등급)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해당 ETF의 피투자 ETF인 USHY의 기대수익률(YTM)이 8.90%에 달한다는 것도 주력 상품으로 제시한 배경이다.

KODEX iShares 미국 하이일드 액티브의 책임운용역인 유아란 매니저는 "지금은 '금리의 시대'인 만큼 채권의 기대수익률 매력도가 주식의 배당수익률 매력도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며 "월분배 구조도 중요하지만 총 수익 안정성까지 고려하면 하이일드의 투자매력은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운용경력이 7년여에 달하는 유 매니저는 지난 2016년 삼성운용 LDI(부채연계투자)해외채권팀으로 입사해 현재 ETF운용 1팀에 소속돼 있다.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유수의 대기업이 하이일드 시장에 포진돼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미국의 대표 지수인 S&P500에 포함된 기업의 28.6%(143개사)가, 나스닥100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의 37.0%(37개사)가 하이일드 등급에 해당한다. 유 매니저는 "한국의 경우 글로벌 기준을 충족한 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하는 곳은 우리은행 뿐"이라며 "이는 하이일드 등급에 해당하는 채권 발행자가 글로벌 등급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용 경쟁력도 KODEX iShares 미국 하이일드 액티브가 지닌 강점으로 꼽았다. 매매비용과 환전 비용 등을 포함한 해당 ETF의 총보수비용비율(TER)은 0.29~0.42% 수준으로 직접운용 방식을 택한 경쟁사 ETF(0.13~0.78%) 보다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유 매니저는 "투자자 편의를 위해 DC(확정기여형), IRP(개인형 퇴직연금) 등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계좌를 통해서도 투자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박명제 블랙록자산운용 한국법인 대표는 "지난 18개월간 전 세계적으로 채권 ETF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것처럼 올해 국내에서도 3조원이 넘는 금액이 채권 ETF로 유입됐다"며 "삼성자산운용과 협업을 통해 선보이는 3종의 ETF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미국 채권시장에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