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국동이 올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회사 주요 매출처인 미국 의류 업체들이 작년 말 시작한 대규모 재고 조정을 올 하반기까지도 지속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시장에선 수주 감소를 면치 못한 만큼 국동이 올해 수익 성장을 이루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동은 1967년 설립된 니트의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기업으로 수출 중심으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일찍이 인도네시아(1989년)와 멕시코(2000년)에 생산시설을 설립해 사업 확장에 나선 덕분에 나이키, 노스페이스, H&M, 칼하트 등의 글로벌 의류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에 올 상반기 기준 국동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1.7%다.

국동은 최근 10년간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이어왔다. 자체 생산을 요구하는 고객사들의 수요에 발맞춰 적극적인 해외 생산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수주 규모를 지속 확대해 온 까닭이다. 이에 2012년 1382억원이었던 이 회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3299억원으로 2.4배나 성장한 상태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생산거점이 해외에 위치한 데다 글로벌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대외 변수에 따른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전방산업의 불황 역시 이 회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쳤다. 

실제 국동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12%씩(68억원→106억원) 영업이익 성장을 이뤘지만 2017년부턴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 고객사인 '드림어패럴'이 파산하면서 매출채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은 까닭이다. 이에 국동은 당시 110억원 규모의 대손상각비를 반영하면서 5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나아가 2019년에도 주요 거래처인 'FOREVER21'이 파산하면서 또다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가부담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지난해까지 매년 흑자와 적자(▲2018년 58억원 ▲2019년 -42억원 ▲2020년 226억원 ▲2021년 -36억원 ▲2022년 170억원)를 번갈아 기록 중이다. 

특히 올해는 국동의 주요 고객사인 미국 의류 업체들이 작년 말부터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을 지속하고 있어 전반적인 수주가 줄어들었다. 이 회사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5.5% 줄어든 118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시장에서는 국동이 올해 수익성 개선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통상 의류 OEM 업체들의 연간 실적은 성수기인 3분기를 기점으로 결정된다"며 "국동의 주요 매출처인 나이키 등 미국 패션 업체들이 올 3분기에도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을 이어 가면서 올해는 수주를 크게 늘리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의류 업체들의 수주는 4분기에야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원가부담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내년에는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동 측은 "나이키, 칼하트, H&M 등 대형 거래처와의 돈독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신규 바이어 개척을 위한 노력으로 충분한 물량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해 해외 생산공장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