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허영수 기자] 세계 최대 글로벌 대체투자 사모펀드(PE) 블랙스톤이 7년 전 인수한 '아크플레이스' 투자회수(엑시트)에 나섰다. 이번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블랙스톤은 약 3000억원의 투자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과 매각 주관사 존스랑라살(JLL)은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24층 규모 빌딩 아크플레이스를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코람코자산신탁을 선정했다. 양측은 현재 세부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블랙스톤이 코람코자산신탁을 우협으로 선정한 배경으로는 '자금조달력'이 꼽힌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 동원력이 뛰어난 곳과 협상에 나서 거래를 조속히 종결 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에서 거론되는 아크플레이스 매각가는 7500억원에 달한다. 출자 시장이 얼어붙은 현 시점에서 이만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이미 모집된 펀드를 활용해 인수 금융 규모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에서 코람코자산신탁은 '블라인드펀드4호'의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블라인드 펀드 4호는 2022년 결성된 펀드로 설정 규모는 5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이 성사될 경우 블랙스톤은 3000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블랙스톤은 지난 2016년 총 4500억원을 들여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아크플레이스(당시 캐피탈파워)를 매입했다. 이후 1년 동안의 리모델링을 진행한 뒤 빌딩명을 현재 이름으로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에서는 매력적인 매물을 원하는 매수자(코람코자산신탁)와 자산가격 하락을 견제하는 매도자(블랙스톤)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GBD(강남 업무지구)에 위치한 아크플레이스는 그 규모와 자산 측면에서 봤을 때 매우 우량한 '트로피 에셋(상징적 자산)'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