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새 최대주주를 맞이하는 파멥신의 향후 행보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진행해 온 신약개발 외에 이차전지 등 신사업 추진을 예고한 까닭이다. 하지만 저조한 매출과 부채비율 상승세 속에서 추진하는 신사업이 자칫 신약개발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파멥신은 26일 신규사업 추진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승환 전 한창 대표이사를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했다. 최 전 대표는 곧바로 50억원 규모의 파멥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유증)에 참여했다. 다음달 10일 정상적인 유증대금 납입이 이뤄지면 최 전 대표는 지분율 13.33%(401만9293주)로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최 전 대표의 이력을 고려했을 때 향후 파멥신의 신사업 방향은 전자 또는 화학제품 등의 제조‧유통이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출신인 최 전 대표는 한창에서 17년 넘게 근무했다. 한창은 가스소화 설비 및 장치 제조‧유통을 비롯 부동산 개발 사업, 철강 유통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상장사다. 이번에 최 전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이가 안길석 전 LG전자 독일·인도법인 마케팅 총괄인 점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12월 8일 예정인 임시주주총회 안건도 예상 사업 방향과 맞닿아 있다. 회사는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해 ▲전지용 전해액 제조, 판매업 ▲콘덴서용 전해액 제조, 판매업 ▲화학제품, 전자재료의 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 ▲이차전지 및 이차전지 소재의 제조, 판매업 ▲리튬, 희토류 등 천연자원 추출사업 ▲봉안당 분양 및 개발사업 ▲풍력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 등의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환사채(CB) 발행이 아닌 제3자 유증을 선택한 건 새 대표가 책임감을 가지고 회사를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며 "바이오텍이 살려면 일단 주가가 올라야 하는데 그 재료로 윤석열 정부가 택한 바이오와 이차전지를 병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멥신은 그간 진행해 온 신약개발 사업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톨릭의대 양석우 안과학교실 주임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는 점에서 노인성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망막변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바이오 신약 연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신약 개발과 신사업 추진 병행에 대한 우려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전무하다시피 한 매출과 늘어가는 부채비율이 문제다. 파멥신의 올 상반기 매출은 550만원에 그쳤으며 작년 실적도 2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부채비율은 2021년말 34.6%에서 작년말 62.8%, 올 6월말 103.9%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충분한 자금 확보 없이 신사업을 추진할 경우 기존 진행하던 신약개발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요즘처럼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유증과 단기차입금 50억원으로 당장의 급한 불을 끄겠지만 회사의 중장기적인 펀드멘탈과 기업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선 최대주주의 역할이 더 요구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