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코스피 상장사 한창의 이동우 대표이사가 옛 계열사인 어반스테이센텀(구 한창어반스테이)에 개인 자격으로 약 5억원 규모 가압류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창이 보유했던 채권 명의가 이 대표에게 넘어가 추심 절차를 진행 중인 것이다. 

이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를 맡은 손동우 변호사가 해당 소송의 법률 대리인을 맡았다. 현직 공동 대표들이 회사 재산을 사유화해 이득을 챙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동우 대표는 최근 부산지법에 어반스테이센텀을 대상으로 각각 4억6000만원, 1억원 규모의 가압류를 신청했다. 이 대표에 대한 채무를 상환하라는 취지다. 

한창은 부동산개발·철강·소화기 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지난 2016년 12월 어반스테이센텀을 설립(지분 100%)해 부산 해운대 센텀호텔 관리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했다.  

한창은 어반스테이센텀에 운영자금 명목으로 약 80억원을 대여해줬다. 그러나 어반스테이센텀에서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하자 지난 2021년 1월 회사를 안모씨에게 매각했다. 안씨는 현재 어반스테이센텀 대표로 전 파라텍 대표를 지낸 후 현재 국보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한창은 어반스테이센텀 매각 후 해당 채권 전액을 회수 가능성이 낮다며 회계상 대손처리했으나 채권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 실제 한창 지난해 어반스테이센텀으로부터 4억원을 차입금 계정으로 회수했다.

이번 가압류로 회사가 보유한 유효 채권이 이 대표 개인에게로 명의가 이전 돼 추심 절차가 진행 중이란 점이 확인된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한창으로부터 해당 채권을 약 93% 가량 할인해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가압류가 확인된 채권은 5억6000만원 가량이지만 소유권이 넘어간 채권은 잔여채권 전체라고 전했다.

실제 한창은 이런 '불량 채권'을 400억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한창은 올해 6월말 기준 444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해놓고 있다. 1년 넘게 받지 못하고 있는 채권만 316억원에 달한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면 해당 거래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회수가 이뤄지고 있는 채권을 대표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인수해 사익을 챙겼다면 배임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 대표 취임 전까지 17여년간 회사를 운영한 최승환 전 한창 대표는 해당 채권을 대손처리한 것에 대해 "자금회수를 위한 경영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손실이 크게 발생하고 있어 재무적 부담이 컸던 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타인에게 회사를 넘기고 장기적으로 투자한 금액을 회수할 목적이었다고 했다.

최 전 대표는 "이동우 대표에게 채권을 양도한 적이 없다"며 "회사를 나가는 마당에 지난해부터 조금씩 회수가 시작된 채권을 왜 타인에게 양도하겠느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한 본지 취재에 대해 손동우 한창 대표는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