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연간 영업수익을 훌쩍넘는 자금을 광고비로 집행해온 디셈버앤컴피니가 비용 효율화에 나선다. 그간 주력해온 비대면 BtoC(소비자간거래)에서 탈피해 BtoBtoC(기업간·소비자간거래)로 비즈니스 모델이 바뀐 데 따른 변화다. 누적된 결손금이 800억원에 달할 만큼 곳간 사정이 나빠진 것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셈버앤컴퍼니가 올해 1분기(4월~6월·3월 결산법인)에 광고선전비로 지출한 금액은 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최근 2년간 오름세를 보이던 광고선전비 규모가 한 풀 꺾인 것이다. 지난 2020년 1분기에 9억원을 기록한 디셈버앤컴퍼니의 광고선전비는 이듬해 12억원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 25억원으로 급증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향후 비용 효율화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디셈버앤컴퍼니의 주력 브랜드인 '핀트'(fint)의 대중적 인지도가 올라간 만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매스 마케팅을 전개할 필요성이 줄어서다. BtoC에서 BtoBtoC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구상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미 투자 활동을 하고 있거나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고객군을 타겟팅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 서비스를 알리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겠다는 것이다.

실제 디셈버앤컴퍼니는 금융사와의 연대(BtoB)를 통해 고객(BtoC)과의 접점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KB증권을 통해 선보인 '핀트 자율주행'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별도의 핀트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KB증권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내에서 디셈버앤컴퍼니의 AI(인공지능) 투자일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KB증권의 투자자풀(Pool)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한 셈이다.

비즈니스 방향성 외에도 결손금 부담도 디셈버앤컴퍼니가 광고선전비 감축에 나선게 된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분기 디셈버앤컴퍼니의 결손금은 800억원에 달한다. 지난 5년간 ▲2018년 80억원 ▲2019년 78억원 ▲2020년 184억원 ▲2021년 454억원 ▲2022년 747억원으로 악화일로를 걷던 결손금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디셈버앤컴퍼니의 결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건 과도한 광고비 지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9년 4월에 핀트 개발에 성공한 디셈버앤컴퍼니는 2021년부터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착수했다. 광고업계에서 톱A급으로 알려진 배우 전지현을 기용해 '핀트 알리기'에 총공세를 펴다시피했다. 

2021년 한 해에만 TV, 온라인, 옥외광고 등의 채널에 핀트를 알리는 데 153억원을 투입했다. 당해 29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두고도 2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남기게 된 배경이다. 이미 184억원의 결손금이 누적된 상황에서 269억원의 순손실이 더해지면서 디셈버앤컴퍼니의 결손금은 454억원으로 급증했다.  

디셈버앤컴퍼니 관계자는 "많은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핀트가 개발된 초기에는 수익적인 측면 보다 시장에 브랜드를 알리는 데 집중해 왔다"며 "핀트의 인지도가 어느정도 올라온 만큼 BtoBtoC 전략에 맞춘 비용 효율화 제고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